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2,900여만명 규모의 ‘민족 대이동’이 시작됐다.
우리나라와 같이 ‘민족 대이동’의 독특한 현상이 있는 중국도 각지에서 춘절을 보내기 위해 귀향하는 인파가 지금 피크를 이루고 있다.
중국의 소식통에 의하면 고향에서 춘절을 보내기 위해 올해에도 40여일간 34억명이 이동할 전망이라고 한다.
중국의 인구보다 더 많은 귀향 인구라니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돈벌이를 위해 못사는 중서부의 사람들이 공장과 회사가 많은 동남부에서 일을 하다가 춘절을 이용해 귀향하는 즉,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일하는 노동자(농민공)와 학업을 위해 떠나있던 학생들의 귀향인구 또한 더한 숫자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북경에 있는 장거리 버스 터미널에서는 8일 이른 아침부터 양손에 많은 짐을 안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최근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 영향으로 인해 마스크차림의 귀성객도 눈에 많이 띈다.
북경의 회사에서 근무하는 한 귀성 회사원(30)은 “최근 북경의 대기오염에서 빨리 벗어 나고 싶다. 빨리 고향에 가서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싶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춘절 행사는 지난해 섣달 그믐날 밤을 지새는 수세(守歲)로부터 시작된다. 이 날 밤이 되면 중국인들은 집집마다 가족이 둘러 앉아 만두를 만들며 밤을 지새운다. 아침 해가 솟으면 일제히 폭죽을 터뜨리며 집안에 있는 악귀를 쫓는다. 이어 찹쌀떡을 만들어 먹는데, 남방에서는 며칠 동안 쌀을 이는 만년양미(萬年糧米)의 풍속도 전해지고 있다.
보통 춘절은 며칠씩 계속되는데 집집마다 대문에 춘련(春聯)이라는 글귀를 써서 붙이고, 방 안의 벽에는 잉어를 안고 있는 아기의 그림과 같은 연화(年畵)를 붙여 놓는다. 대문에 '복(福)'자를 거꾸로 붙여 놓는 풍습도 있는데, 중국어로 읽으면 '복이 들어온다(福到了)'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복(福)'자를 거꾸로 붙여 놓은 모습은 우리나라의 중국집에서도 가끔 볼 수 있다.
우리나라나 중국이나 고향을 찾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가족을 만나는 기쁨과 설레임이 가득한 민족 최대의 명절임에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