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의 전략, 카펠로에 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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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의 전략, 카펠로에 뒤지지 않았다
  • 이항영 취재부장
  • 승인 2014.06.1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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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대표팀 홍명보 감독과 러시아 대표팀 카펠로 감독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14브라질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이 월드컵 개막 직전 열렸던 평가전의 부진을 만회하고 안정된 경기력을 보이면서 러시아와 무승부를 기록해 소중한 승점 1점을 확보했다.

 '실리축구의 대가' 라고 불리는 명장 러시아의 카펠로 감독에도 뒤지지 않는 전략을 보이면서 객관적으로 러시아의 우세를 점쳤던 해외 언론에 대표팀의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대표팀은 출정식에서 튀니지에 0-1, 마이애미 전지훈련에서 가나에 0-4의 패배를 당하면서 월드컵 본선에서의 우려를 보이기도 했지만 홍 감독은 흔들리지 않고 철저히 러시아전을 준비하면서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최종 평가전인 가나전과 비교에 선발진은 부상에서 회복한 홍정호가 곽태휘 자리에 들어갔고, 김창수 자리에 이용을 내세웠다. 나머지 선발은 변화가 없었지만 경기력은 확연하게 달라졌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경기 초반 공격과 최종수비까지의 간격을 최대한 좁히고 공간압박을 가하면서 러시아를 위협했다. 대한민국의 강한 압박에 러시아는 초반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손흥민과 구자철의 슈팅이 이어지면서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하지만 홍 감독은 무리한 전술을 펼치지 않고 수비위주의 역습 전략을 펼치면서 카펠로 감독이 자주 쓰는 전략을 역이용했다. 러시아도 강력한 수비와 역습보다는 공격력이 약하기 때문에 별다른 찬스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 초반에는 카펠로 감독의 역습이 이어졌다. 전반 내내 표정이 굳어있던 카펠로 감독은 후반 초반  분위기를 가져오려는 듯 시작과 함께 러시아의 공격라인을 끌어올렸고 그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대표팀은 후반 시작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러시아의 강한 공격에 당황했다. 코너킥 위기에서는 베레주스키에게 강력한 헤딩슛을 허용하면서 위험한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자 홍 감독은 한박자 빠른 교체카드로 경기의 승부수를 일찍 띄웠다. 후반 11분만에 박주영을 빼고 이근호를 투입하면서 경기 분위기를 다시 대표팀 쪽으로 끌어오는데 성공했다. 그러자 러시아도 샤토프를 빼고 공격 성향이 강한 자고예프를 투입하면서 변화를 모색했다.

 선제골은 대한민국에서 나왔다. 교체투입 된 이근호가 날린 중거리 슈팅이 아킨파예프의 손을 맞고 그대로 골문을 통과하면서 홍명보의 첫번째 승부수가 성공했다. 세계적인 골키퍼로 주목받던 아킨파예프도 아쉬운 모습을 보이면서 실점을 허용했다.

 게임이 리드당하자 카펠로 감독도 남은 교체카드 2장을 동시에 쓰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경기에서 부진했던 지르코프와 글루샤코프를 빼고 러시아의 강력한 골잡이 케르자코프와 미드필더 데니소프를 동시에 투입했다. 동점골을 넣기 위해서 대표팀 골문을 위협하던 러시아는 결국 교체투입 된 케르자코프가 문전 혼전상황에서 터닝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황석호가 문전에서 걷어낸 공이 러시아 선수 몸에 맞고 케르자코프 앞에 떨어지면서 허용한 다소 아쉬운 장면이었다. 

 기세를 올린 러시아의 공격이 매섭게 진행됐지만 대표팀은 수비라인을 단단히 하면서 막아냈다. 홍 감독도 마지막 교체카드를 손흥민 대신 김보경을 투입하면서 러시아의 측면을 봉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결국 더 이상의 득점없이 경기는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러시아 전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홍 감독은 이런말을 했다.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지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국민들은 첫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바라겠지만 냉정하게 얘기해서 러시아의 전력은 분명 대표팀 보다 우세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홍 감독은 냉정함을 잃지 않았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수비를 강화 한 뒤 후반에 체력이 떨어지는 러시아의 중앙수비 뒷 공간을 노리겠다는 것을 철저히 계산에 두고 있었다. 카펠로 감독이 즐겨쓰는 '실리 축구'를 오늘 홍명보 감독이 역으로 펼쳐보였다. 무승부는 아쉬운 결과이긴 하지만 나쁜 결과는 아니다.

 이제는 다음 경기인 알제리에 집중해야 한다. 벨기에 전에서 보인 알제리의 전략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알제리전 만큼은 승점 3점이 꼭 필요한 경기인 만큼 오늘보다는 다른 전술을 홍 감독이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온 국민의 염원이 담긴 부담스런 무대에서 홍 감독과 대표팀 모두 결과보다는 오늘같이 최선을 다해주는 경기를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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