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라이온즈 배영수 선수 |
배영수는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이닝 동안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7탈삼진 3실점으로 완투승을 기록하면서 120승을 달성했다. 공교롭게도 투구수도 120개를 기록했다.
배영수는 앞선 4경기에서 120승을 달성 할 수 있었지만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배영수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가면 팀내 가장 친한 선후배인 임창용이 홀린듯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서 묘한 분위기가 흘렀었다.
삼성의 류중일 감독도 "베테랑은 기록을 의식해서 흔들리면 안된다" 면서 배영수가 대기록을 의식할까봐 내심 신경썼지만 25일 배영수는 처음과 끝을 자신의 손으로 매듭지으면서 류 감독의 우려를 불식했다.
개인통산 120승을 기록하기까지 배영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0년에 삼성에 입단한 뒤 2001년부터 3년동안 두자리 승수를 챙기더니 2004년에는 17승을 기록하면서 개인 첫 다승왕 타이틀 까지 거머쥐면서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너무 혹사당한 탓일까. 배영수는 2007년 미국에서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면서 위기가 닥쳤다. 150Km를 넘나들던 강속구는 사라졌고 수술 후 직구 스피드는 140Km 안팎을 넘나들면서 재기가 힘들 것 같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이를 증명하든 2009년에는 1승12패(평균자책점7.26) 이라는 참담한 성적으로 배영수는 최고의 투수에서 나락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배영수는 이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불같은 직구를 앞세운 투구 스타일을 버리고 다양한 구종과 정교해진 제구력을 바탕으로 '기교파 투수' 로서의 변신을 시도했다. 거기에다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의 경험까지 보태지자 배영수는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2010년과 11년에 6승씩을 거두더니 이듬해에 7년만에 두자리 승수를 기록하면서 부활했고 지난해에는 생애 두번째 다승왕까지 등극했다.
그리고 배영수는 마침내 개인통산 120승의 고지를 밟았다.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먼저 선발포수 흥련이에게 가장 고맙다"며 말을 이어간 배영수는 임창용에 대해서 "형이 자꾸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지만 팀이기 때문에 괜찮았고 자신이 좀 더 잘 던졌다면 블론세이브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팀 내 베테랑 투수 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리고 "심리적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120승을 달성해서 기쁘고 지금 승수가 너무 쳐저있기 때문에 더욱 분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삼성의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 아직까지 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