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최후의 날(Washington Dooms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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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최후의 날(Washington Doomsday)
  • 정 상 해설위원
  • 승인 2010.02.1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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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징후가 도처에 나타나고 있다. 그것을 가장 잘 예증하는 것이 지난 달 매사추세츠 주 미 연방 상원 의원 보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의 패배이다. 이와 함께 취임 1주년을 맞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 능력에 대한 평가 역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자연히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지지율 또한 하락추세에 있다.
버럭 오바마의 미 대통령직 당선을 두고 미국 내에서는 물론이고 전 세계가 ‘신의 선택’ 혹은 미국자유주의의 위대한 승리‘라며 기뻐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취임 1 주년을 맞은 지금까지도 미국은 여전히 경제위기 속에 있다.

이 같은 미국 내부의 문제도 문제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국제적 지위 약화에 따른 세계불안 또한 우리는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미국 내 경제문제와 함께 미국의 세계적 위기를 보다 더 정직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다. 바로 세계질서에 대한 미국의 리더십 약화다. 지금 미국은 세계적 리더십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일련의 행동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 핵심은 이후 세계주요국에 대한 미국의 정치, 경제, 군사적 견제를 보다 강화하리라는 것이다.

한편 앞서 지적한 세계질서에 대한 미국의 리더십 위기는, 지난 80년대에 배태되어 지난 2001년 일어난 9.11 테러 그리고 이에 뒤이은 2003년, 미국의 전격적인 이라크 공격으로부터 본격화되었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전격 침공할 당시 명분은 테러와의 전쟁을 수행한다는 것이었지만, 실은 이라크 유전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한 것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후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 약화는 하나의 추세로 자리 잡았다.

이 결과 나타난 것이 바로 2,000년대 후반의 미국의 뉴욕금융시장을 진원으로 하는 글로벌 금융위기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국제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을 초래해 세계경제를 한 순간 위기 속에 몰아넣었다. 이로 인해 세계자본주의를 떠받히던 글로벌 증시가 붕괴 되는 등 세계경제에 큰 지각변동이 야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석학들이 미국의 쇠퇴를 이야기 할 때, 경제사회적 측면보다는 늘 문화적 경향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는 통상 국가가 발전하는 경로 상 그 같은 특성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즉 개별국가는 먼저 경제가 발전하고, 뒤이어 외교가 꽃을 피우고, 이후 문화가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문화적 발달 기에 자칫 국가를 잘못 운영할 경우 사회는 새로운 위기 속으로 빠져든다. 바로 사회 내부에 사치와 퇴폐풍조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일찍이 미국은 금주법을 제정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바로 사회문화가 사치와 퇴폐풍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만일 문화적 발달 기에 사회내부에 확산되는 사치와 퇴폐풍조를 막지 못하면, 국가는 종래 패망한다. 이 같은 문화현상 또한 미국을 쇠퇴시키는 한 요인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 미국의 경우는 문화적 경향으로 인해 쇠퇴하고 있다기보다는 바로 오만한 제국 미국이라는 세계인의 인식으로부터 야기된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 약화가 그 주된 원인이다. 정치군사적으로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강의 국가다. 비록 글로벌 금융위기를 야기한 국가지만 미국경제는 여전히 세게 최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생산체제와 경제구조로는 날로 악화되는 고용불안, 곧 실업의 확대를 막지 못한다.

여기에 미국의 딜레마가 있다. 지금 미국은 이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한 극약처방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단순히 금융완화 혹은 재정정책만으로는 현재 미국이 당면한 경제위기를 포함한 제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어쩌면 현재 미국이 취하고 있는 일련의 처방들은 한 순간 작용하는 진통제에 불과하며, 이러한 처방은 오히려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일단 문화적 쇠퇴 요소는 제쳐두더라도 자국의 경제위기와 관련해 새로운 행동에 나서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취해진 조치가 바로 일본 경제에 대한 대반격이다. 상당기간 동안 미국은 중국을 압박했다. 바로 위안화에 대한 절상 요구가 그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강도 높은 요구에 대해 중국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인구 대국으로서의 중국의 모습을 보여 준 것이다. 그리고 미국의 그 같은 요구에 대해 반박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 곧 중국은 미국에 대해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미국 국채를 국제금융시장에 내던질 수도 있다고 반격을 가했던 것이다.

결국 미국의 화살은 일본을 향하고 만다. 바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도요타 자동차의 리콜 사태가 그것을 대변한다. 이는 미국의 일본경제에 대한 직접적 반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북미지역에서 생산 판매된 천만대에 달하는 일본 도요타 자동자의 전면 리콜은 종래 일본 제품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종래 일본 제조업에 치명상을 안길 것이 뻔하다. 바로 이번 도요타 자동차 리콜 사태는 사실 상 미 정부와 의회가 주도하고 있다. 그 직접적 원인은 도요타 자동차의 미국 내 공장 폐쇄였다.

아무튼 그 동기가 어디에 있든 일단 도요타 자동자의 전면 리콜은 도요타 자동차를 필두로 일본 제조업, 더 나아가 일본경제에 치명타를 입힌다. 우선 1,000만대 가량의 도요타 자동차 리콜에 따라 발생하는 직접 비용을 산출해 보면, 가히 천문학적이 금액이다. 독일 슈테판지가 분석한 것을 근거로 그 비용을 산출하면, 한화로 약 16조 원 가량 들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한편 이 같은 직접 비용은 고사하고라도 영업정지에 따른 불이익과 안전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는 자동차에 있어서도 더 이상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소비자의 인식을 부를 것이 틀림없다. 이렇게 되면 이제 도요타 자동차는 더 이상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이로 인해 이후 세계자동시장에서 일본산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큰 폭으로 추락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사태는 일본 제품 전반에 대한 소비자 신뢰의 위기를 초래한다. 이 결과 일본경제가 쇠퇴하게 되고 그 자리를 미국경제가 대신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미국의 생각이 맞아떨어질지는 좀 더 두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이 일본 경제에 대한 미국의 반격은 일본의 정권 교체 즉 일본에 민주당 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일 간 외교관계에 균열이 생긴 것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미국은 3년 전 도요다 자동차 엔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이미 발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그 동안 이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도요다 자동차 액셀 폐달을 굳이 문제 삼은 것은 결코 자동차의 기술적 결함 때문만은 아니다. 여기에는 미국자동차 시장에 대한 일제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을 끌어내리려는 미국의 의도가 배태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앞서 말한 대로 일본경제에 대한 미국의 대반격 신호탄이다. 한편 이러한 경제에 대한 대반격은 언제든지 정치군사적인 것으로 전환될 수 있다.

- 아무튼 미국의 이 같은 조치로 인해 한국의 주요 자동차 생산 업체인 현대는 북미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5%대로 끌어올리는 등 실질적 이득을 보고 있다. 그러나 이 효과가 얼마나 갈지 알 수 없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미국은 굳이 자동차가 아닌 또 다른 한국산 제품에 대해 시비를 걸 수 있다. 우리는 이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후 미국의 또 다른 일본제 공산품에 대한 새로운 반격을 곧 목격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후 한국 역시 일본의 전철을 되밟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한국이든 일본이든 이들 두 국가가 최근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는 지역은 미국이라기보다는 아시아권으로 바로 인접한 중국과 인도시장이다. 이 양 시장에 대한 지배력이 이후 세계경제에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변수이며, 특히 일본의 경우 보수우익 정부가 민주당 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친중반미’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외교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기지 곧 태평양 함대사령부의 이전 문제를 놓고 미일 간 이견(異見)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도 바로 최근 일본의 외교전략 패러다임에 일부 변화가 초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일본의 민주당 정부는 그 동안 추구하던 외교 전략을 미국을 비롯한 선진유럽 중심에서 아시아 중시 외교로 전환했다. 이로 인해 최근 나타나기 시작한 미일동맹의 균열이다. 이처럼 미일 동맹의 균열은 향후 동북아 지역에서 새로운 패권쟁탈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이는 곧 한반도가 새로운 위기에 빠져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세계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부른 통화전쟁의 전초전을 치루고 있으며, 이 통화전쟁의 승패에 따라 세계경제에 대한 패권의 향배가 또한 결정된다. 아직까지 세계경제의 패권은 여전히 미국에 있다고 보지만 이 같은 미국의 패권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대상은 바로 일중 간 경제협력이다. 이 협력을 바탕으로 이들 두 나라가 미국경제에 치명상을 입히고자 한다면, 그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바로 이들 두 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미국국채를 시장에 곧 바로 내다 파는 일이다. 만일 이 두 나라가 보유한 미 달러화를 시장에 곧 바로 내다 팔 경우 미 달러화 신용의 붕괴와 함께 지난 제 2차 세계대전 후 형성된 기존의 세계통화체제 곧 미 달러화 중심의 세계통화체제는 붕괴의 길을 곧바로 걷는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이차적으로 일중 역시 큰 경제적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어쩌면 미국은 앞서 말한 일이 일어나 길 고대할 수도 있다.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나면 세계경제는 또 다시 즉각 대혼란에 빠져 들게 되고, 이 같은 세계경제의 대혼란은 미국으로 하여금 정치 군사적 패권 경쟁에 돌입할 수 있는 명분을 축적 해 준다. 사실 세계 경제문제가 세계 정치군사적 대결로 전환되는 것은 한 순간이다.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할 때, 현재 위기 속에 있는 세계경제, 특히 미국경제가 진정한 성장 돌파구 새로이 열자면 전쟁이라는 수단을 동원해 미국의 세계적 패권을 복원해야 한다. 전쟁과 같은 극단적 선택 이외에는 현재 무너진 미국의 세계에 대한 패권을 회복할 방법이 없다. 미국은 지금 이 같은 유혹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이것이 곧 ‘워싱턴 최후의 날(Washington Doomsday)’을 부르는 직접 동인이다. 즉 우리가 한 가지 확신 할 수 있는 것은, 세계경제의 지각변동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이 지각변동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공격기회(Last Chance To Attack)가 지금 미국에게 주어져 있다. 그러나 이 공격기회를 미국이 실행에 옮기는 날, 그 날이 바로 ‘워싱턴 최후(Washington Doomsday)의 날’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세계사에서 분명 이러한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다. 아울러 ‘워싱턴 최후의 날(Washington Doomsday)’을 부를 직접적 동인은 바로 이후 세계에 대한 미국의 태도에 의해 결정된다.

사실 미 의회 및 정부가 사실 상 주도하고 있는 도요타 리콜사태는 일시적으로 GM이나 포드 등 미국 자동차사나 기타 한국 현대 자동차 등에게 경쟁에 있어서 하나의 긍정적 요인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런 행동이야 말로 스스로를 죽이는 어리석은 행동으로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세계자동차 산업이 현재에 이르게 된데 에는 포드사만큼이나 도요타 자동차의 역할 또한 매우 컸기 때문이다. 아무튼 세계통화전쟁과 함께 도요타 리콜 사태 또한 세계경제의 패권을 놓고 벌이는 미일 간의 대판 경제 전쟁의 일환인 셈이다.

앞서 말했지만 이 같은 경제적 패권 다툼이 정치군사적 대결로 전환되는 것은 한 순의 일이다. 그라고 그 한 순간이 미국 주도 하에 나타나는 그 때, 즉 그 순간을 포함한 그 날이 바로 ‘워싱턴 최후의 날(Washington Doomsday)’로 역사는 기록할 것이다. / 20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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