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가지회견에서 면전에서 과거사에 대한 태도에 일침을 가한 독일 메르켈 총리 |
이번 방일은 올해 6월 독일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준비를 위한 목적이었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방일에서 벌써 두 차례나 공식적으로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언급했다.
아사히신문 주최 강연에서는 “나치 학살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존경받을 수 있는 위치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 부끄러운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했기 때문에 유럽의 통합을 이룰 수 있었다”며 일본의 적극적 사과와 반성 자세를 주문했다. 그는 또 “이웃의 관용도 있었다”며 프랑스를 언급했다.
총리는 1월에 타계한 폰 바이체커 전 독일 대통령은 ‘그 누구든 과거에 대해 눈감은 사람은 현재를 볼 수 없으며 45년 5월 8일은 나치의 만행으로부터, 문명의 파괴로부터 해방된 날’이라고 말했다“
또“ 독일은 유럽과 전세계가 받은 고통이 결국 우리 독일에 의해 벌어진 일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 아사히신문 추최 강연에서의 메르켈 총리 |
이러한 메르켈 총리는 2005년 취임 이후 계속해서 과거사를 반성해왔다.
이는 한달전 나루히토(德仁) 일본 왕세자가 “일본은 전쟁의 비참함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하며 역사를 올바르게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메르켈 총리는 아울러 오는 11일 4주년인 후쿠시마 원전 사태와 관련해 “아직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일본에서 원전 사고가 났을 때, 뛰어난 기술에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독일의 원자력 포기 결정에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영향을 끼쳤음을 상기시켰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망언을 쏟아내며 주변국가인 대한민국과 중국 등에 갈등을 오히려 심화시키며 과거사 반성은 않고 신사참배와 "군위안부 문제를 정치, 외교 문제로 심화시킬 문제가 아니며, 일본이 나라차원에서 '성 노예'를 만든 근거가 없고 일본은 피해자라 "면서 잘못된 과거사를 부정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는 8월15일 종전 70주년 기념식에서 아베 총리가 발표할 담화문에 메르켈 총리의 이번 발언이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아베 총리가 전후 70년 담화에서 과거 무라야마 담화를 희석시키는 발언을 할 것이란 게 종전의 관측이었다.
기타오카 신이치 일본 국제대학 총장은 영국 가디언에 9일 “전후 70년 담화는 고도의 정치적, 외교적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때를 맞춰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는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표현을 계승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9일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잘못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냐고 중국과 한국이 걱정하고 있다”며 ‘식민지배와 침략’, ‘통절한 반성’, ‘마음으로부터의 사죄’ 등의 핵심 표현을 계승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