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장에 웬 무용수”
24일 오후 광주공원 앞 광장. 정용화 한나라당 광주시장 후보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여든 500여명의 시민들은 기생 복장을 한 여성들을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지지 후보 이름이 적힌 T셔츠와 모자를 착용한 운동원들 모습에 익숙한 다수 시민들은 기생 복장 차림의 여성들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곧바로 나오는 사회자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선거는 즐거워야 합니다. 후보들은 정책을 갖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지만 유권자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선거에 참여해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민들을 위한 멋진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바로 황진이 공연입니다”
사회자의 멘트가 끝나면서 곧바로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자 황진이 복장을 한 여성들은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들의 무용에 시민들은 박수를 치고, 어깨를 들썩이며 공연에 빠져들었다. 2-3분 뒤 등장한 정용화 후보가 함께 어울려 춤을 추자 분위기는 한 껏 고조됐다. 유세장이 아니라 대학가 댄스축제를 연상시켰다.
정용화 후보 선거운동이 펼치는 ‘공연 유세’가 관심을 끌고 있다. 정 후보의 유세가 펼쳐지기 전 10여분 간 전문 무용수들이 다양한 복장과 율동으로 흥을 북돋우고 있어서다. 시민들에게 멋진 공연을 선물하고 있는 무용수들은 광주에서는 꽤 유명한 무용단 단원들이다.
우연한 기회에 TV토론회를 보다가 정 후보의 광주발전을 위한 진정성에 감동받아 자원봉사자로 선거운동에 나섰다.
무용을 생업으로 하고 있어 하루 종일 정 후보와 함께 하기는 힘들지만 하루 2-3차례 유세를 따라다니며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정 후보 자원봉사자 운동을 이끌고 있는 김태근 유세단장은 “선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경기침체로 시름에 빠져있는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즐거움을 주기 위해 공연을 펼치고 있다”면서 “투표율과 정 후보의 득표율을 올리기 위해 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멋진 공연을 선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