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이 18일 오전 8시(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E조 최종전에서 스페인을 2-1로 물리치고 월드컵 사상 첫 승과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루었다. 한국 선수들이 경기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린 후 기뻐하고 있는 모습. |
한국은 18일 오전 8시(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 랜스다운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 캐나다여자월드컵 E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스페인에게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드라마틱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전반 29분 스페인의 캡틴 베로니카 보케테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8분 한국의 캡틴 조소현의 헤딩 동점골과 후반 33분 김수연의 역절골을 더하면서 여자월드컵 사상 첫 승리와 동시에 16강 진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
한국은 경기 전까지만 해도 E조 최하위에 머물로 있었고, 스페인 역시 3위로 두팀 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만 16강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태극낭자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투혼을 발휘했다.
이로써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월드컵 두 번째 도전만에 16강 진출을 이뤘고 동시에 12년만에 첫 승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윤덕여 대표팀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마음고생을 한 선수들에게 고맙다"면서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힘든 과정을 거쳤고 마음고생을 많이 했으나 승리를 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16강전에 임하게 됐다"면서 "선수들이 독려한 대로 잘 따라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0-1로 끌려가던 후반전에 전술의 변화를 주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전반 스페인에게 양 측면이 돌파되는 모습을 보이자 윤 감독은 이를 역이용해 지소연을 측면으로 배치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측면에서 한국이 거세게 밀어붙이자 스페인은 당황하기 시작했고, 측면에서 활로가 뚫리자 중앙에서도 안정적인 싸움을 펼칠 수 있게 되었고, 후반에 교체 투입한 김수연이 역전골을 터뜨리면서 기가막힌 용병술을 보여줬다.
한편 이번 대표팀의 16강 진출에는 '맏언니' 골키퍼 김정미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대표팀 중 박은선과 유일하게 2003년 월드컵을 경험한 김정미는 2003년 대회에서 브라질에 3골, 프랑스에 1골, 노르웨이에 7골을 내 주는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은 결정적인 슈퍼세이브를 기록하면서 한국의 16강을 견인했다. 전반 32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스페인 나탈리아 파블로스의 강력한 슈팅을 가까스로 쳐내면서 위기를 넘겼고, 1-1 동점 상황이던 후반 19분에도 코레데레의 결정적 슈팅을 막아내면서 승리의 일등공신의 역할을 다 했다.
김정미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12년 전에는 정말 바보같았지만 동생들이 첫 본선임에도 불구하고 16강을 견인했다"면서 울먹거렸다.
이어 "코스타리카전이 끝나고 억울해서 잠도 못잤는데 우리의 간절함이 오늘 통했다"면서 "이제 프랑스전만 생각하겠다"면서 전의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