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리트레 사전”에 따르면, 광기는 정신의 착란, 지적 ․ 정서적 능력의 손상, 이성의 부재, 엉뚱함, 정확한 판단력의 결여, 과도함, 행동의 어긋남, 그리고 명랑함, 쾌활함, 열정적 취향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2) 정신건강의학(psychiaty)의 발달과 더불어서 좀더 과학적 주제와 연구대상으로 변모한다. 그래서 19세기 이후에는 광기라는 단어는 신경증, 정신병, 강박증, 히스테리, 공포증, 조현병(정신분열증, 우울증, 편집증 등의 용어로 대치되며 광인이라는 용어 대신 “정신병자(psycho)”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된다. 해부병리학의 도움을 받은 정신병리학에서는 광기를 흔히 뇌의 질병으로 간주했으며, 광기의 치료를 위해서 정신의학자들은 뇌 수술, 전기 충격에 의한 충격, 물리 치료에 의한 정화법 등을 사용했다.(송기정. 2012. 22.)
▲ 필자 김정휘 전 대학교수 |
(4) 고대 그리스에서 광기는 초자연적인 것으로 간주했다. 즉, 인간의 광기는 인간의 생리적, 심리적 원인들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신에 의해서 운명지어진(저주받은 존재인) 것으로 인식되었다.
(5) 고대 그리스와 로마 문화에서 광기는 신적인 영감을 의미하며, 히브리어의 나비(navi)라는 말이 예언자와 광인을 동시에 지칭함을 지적한다. 한편, 플라톤의 파이드로스에서 소크라 테스는 질병으로서의 광기와 구분하여 신의 영감을 받은 광기, 관습과 규범을 벗어나는 광기를 언급한다. 그는 인간의 가장 지고한 선은 광기에서 유래한다고 말하는 가 하면, 인간의 광기는 신의 선물임을 주장하기도 한다.
(6) 중세를 르네상스 시대까지 광기는 이성과 공존했다. 중세 시대의 광인은 인간의 실존과 친숙한 존재였고 사회에서 그들 나름의 지위를 부여받았다. 빅토르 위고의 “파리의 노트르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광인들의 존재는 이성과 함께 했음을 보여주는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