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마광수, 자택서 목매 숨진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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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마광수, 자택서 목매 숨진 채 발견
  • 류이문 차장/기자
  • 승인 2017.09.0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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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마광수 소설가

 소설가 마광수 전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가 5일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낮 12시 51분께 마광수 전 교수가 자신의 집인 서울 동부이촌동 한 아파트에서 숨져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선 자신의 시신을 발견한 가족에게 시신 처리를 맡기고 유산 또한 넘긴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마광수 전 교수가 목을 매 숨진 점을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고인은 1991년 소설 ‘즐거운 사라’를 펴내고 이듬해 10월 음란물 제작·반포 혐의로 구속되면서 예술과 외설의 경계에 대한 격렬한 논쟁을 일으켰다. ‘즐거운 사라’는 여대생 ‘사라’가 성 경험을 통해 자기정체성을 찾아간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성 문제를 음지의 영역에서 공론장으로 끌어내야 위선적 성문화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게 고인의 신념이었다. 그러나 ‘즐거운 사라’가 변태적 성행위와 스승·제자의 성관계 등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음란물’이라는 혐의를 받으면서 예술과 외설의 구분, 창작과 표현의 자유로 논쟁이 번졌다.

 고인이 구속되자 문학계뿐 아니라 미술·영화 등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구명운동을 벌였다. 대다수 문화예술인은 고인의 구속수감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권력의 시대착오적 탄압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3년간 재판 끝에 1995년 6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당시 법원은 "정상적인 성적 정서와 선량한 사회풍속을 침해하고 타락시키는 정도의 음란물까지 허용될 수 없다. 이 소설은 그 한계를 벗어난 것이 분명하다"며 ‘즐거운 사라’를 음란물로 판정했다.

 고인은 대법원 확정판결로 해직된 이후 복직과 휴직을 반복하다가 지난해 8월 정년퇴임했다. 해직 경력 탓에 명예교수 직함도 얻지 못했고 필화 사건의 상처와 동료 교수들의 따돌림에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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