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에까지 울리는 ‘박(朴)비어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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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에까지 울리는 ‘박(朴)비어천가’
  • 송경희 부장/기자
  • 승인 2017.10.2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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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자료제공한 스리랑카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부교재는 박정희 대통령 홍보물?
‘경제성장’ 파트에 박정희 대통령이 유일, - ‘민주주의’ 파트에서도 박정희 대통령만 실명 기재 -

 교육부 산하 한국학중앙연구원(이하 ‘한중연’)이 자료를 제공해 만들어진 스리랑카의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부교재 <대한민국 (The Republic of Korea)>(National Institute of Education Maharagama Sri Lanka, 2015)이 박정희 대통령 치적을 홍보하는 왜곡·편향적인 내용으로 서술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한중연과 주스리랑카 대사관 간의 수발신 공문, 한중연의 자료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한중연은 ‘한국바로알리기사업’의 일환으로 스리랑카 역사교과서 부교재에 실을 자료를 주스리랑카대사관에 송부했고, 이를 바탕으로 스리랑카 국가교육원(NEI)은 한국사를 담은 부교재를 출간했는데, 분량이나 기술내용을 보면 박정희 대통령 위주로 편성돼 있다.

 목차는 “1.도입 2.역사 3.경제성장 4.민주주의 수용 5.세계 무대에서의 한국”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o “2.역사” 파트는

 - “고대-삼국시대-고려와 조선-분열된 반도”까지만 구성해 1953년 7월 휴전협정까지 다루고, 이후의 역사는 바로 박정희 정부로 건너뛰면서 “2.역사”의 한 파트가 아닌, “3. 경제성장”이라는 새로운 목차에서 기술하고 있다.

▲ 박경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o “3.경제성장”을 기술한 4페이지 중 3페이지 반이 박정희 시대의 내용인데,

 -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남한은 경제성장을 이룩하기 위해 국가주도적, 수출지향적 정책을 채택했다. 박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컬어지는 경제적 성장의 도래에 큰 공헌을 했다. 박정희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대기업에 유리했고, 고용확대에 큰 중점을 두었고, 남한의 경쟁력을 상승시켰다”며, 경제성장은 박정희 대통령 때문에 가능했다는 식으로 서술했다.

 경제성장’과 관련해서는 ‘박정희 대통령’ 이외의 대통령 이름은 거론되지 않는다. 시대적으로도 “몇몇 대기업들이 1990년대 초반까지 계속된 수출주도적 경제성장정책 하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정도로 끝나, IMF 경제위기의 극복과 IT산업의 발전 등 김대중 정부의 성과나 그 이후 시대의 경제성장 성과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이후 바로 ‘새마을 운동’에 대한 서술로 넘어가 다시 박정희 대통령 시대로 회귀했다. 내용을 보면, “1970년대에 농촌 인구를 동원하고 농업부문을 현대화하려는 방편으로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었다. 새마을은 ‘새로운 마을’이라는 뜻이다.
 이 운동으로 농촌마을이 발전하고 농부들의 생활환경이 향상되었으며, 나중에는 공장시설과 도시지역을 지원하는 데까지 확장되었다”는 내용과 함께 새마을 운동 깃발이 휘날리는 사진까지 삽입하며 ‘경제성장’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관련한 내용을 부각시키고 있다.

 o 이후 “4. 민주주의의 수용”은 교과서에 두 페이지밖에 실리지 않아, “3.경제성장” 파트가 9페이지나 되는 것과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 내용 또한 “남한 국민들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법칙을 도입하려는 투쟁에 앞장섰다. 남한은 1960년대부터 박정희 대통령과 군장성 출신 대통령이 통치했다. 남한에는 1993년부터 성공적인 자유선거에 따라 문민정부가 취임했다” 정도 뿐인지라, 왜 우리나라 국민들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할 수밖에 없었는지, 또 박정희 대통령과 이름조차 기술되지 않은 군장성 출신 대통령이 어떤 통치를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었다.

 - “남한의 튼튼한 경제는 발전이라는 명목 하에 민주화를 억압하던 시대에 만들어졌다”는 내용은 말미에 간단히 적혀있지만, 지속적으로 등장했던 박정희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등장하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느 대통령 시대에 민주화의 억압이 이루어졌는지 교묘히 은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경미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한중연이 작성한 해외의 한국사 부교재 자료는 ‘박(朴)비어천가’라고 할만큼 “박근혜 정부의 역사왜곡은 국정 역사교과서가 끝이 아니었다”며 “사업명대로 ‘한국 바로알리기 사업’을 개선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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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첨: 스리랑카의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부교재 <대한민국 (The Republic of Korea)>(National Institute of Education Maharagama Sri Lanka, 2015) 중 ‘3.경제성장’ 파트 발췌(한중연의 한국어 번역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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