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가장 뜨거운 시장’으로 꼽히는 한국 정부의 규제방침이 전해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가격 폭락을 강력한 매수 신호로 해석하는 투자자도 등장하는 등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1만360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전날보다 11% 하락한 것으로, 이번 달 최고치보다는 25% 이상 주저앉은 수준이다.
비트코인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시카고상품거래소(CME) 상장과 맞물려 한때 2만 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커진 것도 투자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비트코인은 1만~2만 달러 범위에서 롤러코스터 흐름을 타고 있다.
CNBC는 "한국 정부가 규제에 나선다는 소식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심리가 더욱 위축됐다"고 전했다.
그동안 미 언론들은 한국의 가상화폐 투자 열기에 주목해왔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달에는 한국이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4분의 1을 차지하기도 했다"면서 "이러한 투자 열기가 정부 당국의 우려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한국의 인구는 미국의 6분의 1에 불과하지만,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원화 거래액은 달러 거래액보다 많다"면서 "가상화폐 열기가 한국보다 더 뜨거운 곳은 없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앞서 정부는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가상화폐 투기 근절 추가 대책을 발표하면서 거래소 폐쇄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비트코인은 버블이 확 빠질 것이다. 내기해도 좋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폭락장이 매수 기회라는 시각도 나온다.
가상화폐 직불카드 ‘텐엑스(TenX)’의 공동 창립자 줄리안 호스프는 이번 비트코인 하락세가 가상화폐를 매수하기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호스프 대표는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최고치의 40~45% 떨어졌을 때 코인을 더 구매하기로 결정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반등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전했다.
호스트 대표는 비트코인이 등락을 반복하다 내년에는 6만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며, "1~2년 내 한 두 차례 가격 침체 시기가 올 수는 있지만 당분간 시장이 무너질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상화폐 시장이 어느 순간 터져버릴 거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정 코인을 언급하진 않았으나 "실제 사용량이 적거나 가치가 낮은 일부 코인이 사라질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