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이 서지현(사법연수원 33기)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제기한 성추행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에 나선다.
법무부는 30일 오전 출입기자단에 "오늘 대검찰청에 2010년 법무부 안모 국장의 성추행 여부 등 서 검사가 제기한 문제 전반에 대해 철저히 진상을 조사해 엄정히 처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하루전 "작년 말 당사자의 주장에 따라 충분히 살펴봤으나, 아무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가 거센 비판에 휩싸이면서 입장을 뒤집었다.
법무부는 이날 "서지현 검사가 제기한 인사 불이익 문제와 관련해서도 2015년 8월 당시 서 검사의 인사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 번 철저히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무부는 서 검사 사례와 같은 직장 내 성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법무·검찰의 직장내 성희롱 등 또 다른 성범죄가 없는지 확인해 엄정 처리하도록 하고, 이러한 문제의 재발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 검사는 29일 오전 9시 검찰 내부 통신망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전직 법무부 고위간부에게 성추행과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 글에 따르면 서 검사는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간부 안모 검사로부터 강제 추행을 당했다.
서 검사는 소속 검찰청 간부에게 알렸고 그를 통해 안 검사의 사과를 받기로 하는 선에서 정리했다. 그러나 이후 안 검사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오히려 2014년 서 검사는 사무감사에서 검찰총장 경고를 받았다. 2015년에는 원치 않는 지방으로 발령을 받았다.
서 검사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 모든 일이 벌어진 이유를 알기 위해 노력하던 중 인사발령의 배후에 안 검사가 있다는 것을, 안 검사의 성추행 사실을 당시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앞장서 덮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서 검사는 이날 밤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관련 사실을 재차 털어 놓았다.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는 지난해 6월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낼 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의 부적절한 '돈봉투 만찬' 파문으로 면직 처분된 안태근 검사다.
안 전 검사는 JTBC 기자에게 "오래전 일이고 문상 전에 술을 마신 상태라 기억이 없지만, 보도를 통해 당시 상황을 접했고 그런 일이 있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안 전 검사는 "다만 그 일이 검사인사나 사무감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법무부도 "작년 말 당사자의 인사 불이익 주장에 따라 2015년 인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충분히 살펴봤으나, 아무런 문제점을 기록상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안 전 검사와 법무부의 이같은 태도에 비판이 들끓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철저한 진상조사와 '안태근·최교일 전 검사'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쏟아졌다.
최교일 한국당 의원은 이에 대해 관련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고, 덮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