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여행> 노을 품은 갯벌 ‘비(飛)토섬’… 전설 속 토끼, 다시 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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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여행> 노을 품은 갯벌 ‘비(飛)토섬’… 전설 속 토끼, 다시 날다!
  • 노은자 사회부기자
  • 승인 2011.02.0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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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칠 줄 모르는 한파에 잠시 숨을 고르고자 찾아간 따뜻한 남쪽나라, 경남 사천.

 유명관광지들이 즐비한 사천에서 우연히 만난 비토섬은 마치 ‘겨울 속에 봄’ 이 몰래 숨어든 듯 서정적 풍경 그 자체다. 끝없이 펼쳐지는 갯벌과 초록빛이 오를 데로 오른 감태, 그리고 그 갯벌에서 굴을 따는 아주머니들의 미소는 빠알간 볼 만큼이나 따스하고 정겹다. 시릴 만큼 푸른 바다를 끼고 달리는 해안길은 또 어떠한가. 굽이굽이 펼쳐지는 어촌마을의 아기자기한 풍경과 차를 어디에 세워도 조망되는 황홀한 일몰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잔잔한 감상을 갖게 한다.

 비토섬에 얽힌 이야기 또한 재미나다. 날 비(飛), 토끼 토(兎)자로 토끼가 날아올랐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비토섬은, 별주부전의 전설이 서려있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별주부의 고향’ 인만큼 토끼를 그대로 빼닮은 토끼섬, 납작 엎드린 거북모양의 거북섬, 그리고 월등도, 목섬 등 비토섬에 위치한 섬들에 관한 재미나는 이야기도 길 따라 흐른다. 신묘년 새해, 첫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비토섬으로의 여정은 어떨까. 서정적인 섬마을의 풍경과 더불어 새해의 힘찬 원기를 얻고 돌아올 수 있는 여행지로 금상첨화다.

  # 보석   노을빛 붉게 물든 ‘비토섬’ 의 갯벌

▲ 비토섬에 가면 서정적인 섬 풍경과 함께 맛있는 자연산 굴 등 '두 마리 토끼' 를 다 잡을 수 있다

 

 

 

 

 

 

 

 

 

 

 ‘삼천포’ 로 빠져야 만날 수 있다. 비토섬 말이다. 삼천포로 빠진 후 사천만을 가로지르는 사천대교를 건너 서포면 선전리에서 비토섬을 잇는 비토교를 지나야 비로소 당도할 수 있다. 사천시 끝자락 섬인 비토섬은 섬은 섬이나 배를 타지 않아도 되는 섬이다. 모름지기 섬이라 하면 배를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나 비토섬은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놓여진 연륙교로 인해 이제는 섬 아닌 섬이 됐다. 즉 배를 타지 않아도 쉽게 닿을 수 있는 섬이라는 말이다. 그 때문에 섬 특유의 고적함을 잃게 되는 것이 아니냐 반문하는 이들도 있을 터. 허나 비토섬은 여전히 섬마을 특유의 서정이 그대로 살아있다.

 이 같은 사실은 비토섬의 관문이자 연륙교인 아치형의 비토교를 건너다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마치 물동이동처럼 돌아나가는 푸른 바닷물과 썰물 때면 마주하게 되는 거대한 갯벌은 결코 섬이 아니고서는 만날 수 없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비토섬의 갯벌은 사천 8경으로 꼽힐 만큼 풍광이 아름다울 뿐 아니라 육상과 해상의 생태계 완충작용은 물론 자연생태 체험 관광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또한 그 갯벌에서 생산된 감태나 자연산 굴인 석화와 같은 갯것들로 비토섬 사람들은 풍요로운 겨울을 난다.

  # 전설   비토섬에서 펼쳐지는 포스트 별주부전

▲ 별주부전의 전설이 전해지는 비토섬.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먼저 별주부의 고향인 비토섬을 여행하기 전에 별주부전에 대해 잠시 짚어보는 것도 좋겠다. 남녀노소 누구나 아는 이야기지만 우리가 차마 알지 못했던 별주부전의 그 이후 반전(?)에 대해 말하고자 깔아두는 포석쯤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서포면 비토, 선전리 선창과 자혜리 돌끝을 생활터전으로 꾀 많은 토끼 부부가 행복하게 살아가던 중 남편토끼가 용궁에서 온 별주부의 감언이설에 속아 용궁으로 가게 된다. 용궁에 들어가게 된 토끼는 거짓을 알아차리고 ‘한달 중 달이 커지는 선보름이 되면 간을 떠내어 말리는데, 지금이 음력 15일이라 월등도 산중턱 계수나무에 걸어두고 왔다’ 는 말로 기지를 모면하게 된다.

 비토섬에 전해지는 별주부전의 전설은 여기서 더 이어진다. 토끼의 말을 들은 용왕은 다시 육지로 데려다 주라고 별주부에게 명하게 된다. 월등도 앞바다에 당도한 토끼는 달빛에 반사된 아름다운 육지를 보고 성급히 뛰어내리다 바닷물에 떨어져 죽고 말았는데 그 자리에 토끼 모양의 섬이 생겨난 것이다. 토끼를 놓친 별주부는 용왕으로부터 벌 받을 것을 걱정하여 용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거북모양의 섬이 되었다. 한편 부인토끼는 남편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다 바위 끝에서 떨어져 죽어 돌끝 앞에 있는 섬이 되었다는 슬픈 전설이다. 이 때 생겨난 섬들이 바로 비토섬에 위치한 토끼섬, 거북섬, 목섬이란다. 한자 이름 날 비(飛), 토끼 토(兎)자에 담긴 사연이다. 현재 이곳 주민들은 월등도를 돌당섬이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토끼가 용궁에 잡혀간 후 돌아와 처음 당도한 곳이라는 뜻에서 ‘돌아오다’ 또는 ‘당도하다’ 의 첫머리 글자를 따서 부르고 있다.

  # 흔적   토끼섬, 거북섬, 목섬이 전해주는 이야기 

▲ 토끼섬, 거북섬, 목섬, 월등도 등 비토섬에 얽힌 별주부전의 전설을 들을 수 있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비토섬 여행을 떠나보자. 비토교를 지나면 두 갈래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가면 하봉, 낙지포 방향이고, 오른쪽으로 향하면 낙지포, 수협공판장 쪽으로 가는 해안도로가 나온다. 먼저 별주부전의 전설이 깃든 섬들을 하나씩 찾아 나서보자.
  여기서 참고할 사항 하나! 연륙교가 놓인 비토섬은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섬이지만 토끼섬, 거북섬, 목섬, 월등섬을 만나기 위해서는 썰물 때 찾아야 한다.
 그때라야 비로소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월등도로 가는 길에는 토끼와 거북이 캐릭터와 함께 별주부 전설이 자세히 쓰인 안내판이 있다. 네이게이션이 섬 동쪽 끝, 월등도 도착을 알린다. 월등도를 바라보는 곳에 차를 세운 후, 물 빠진 갯벌을 따라 월등도로 들어간다. 월등도 옆쪽으로는 거북섬이, 뒷편에는 토끼섬과 목섬이 보인다. 토끼섬은 토끼가 엎드려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오른쪽의 머리에서 잘룩한 허리를 지나 몸통부분으로 이어진다. 바로 옆은 거대한 섬 전체가 거북이 형상을 하고 섰다. 월등도 주변을 걸을 수 있도록 마련된 나무테크도 눈길을 끈다. 고요한 분위기에 청량한 바람까지 살랑거려주니 걷는 맛이 제법 좋다.

  # 풍경   해안도로 따라 흐르는 서정적 시간들 

 

 

▲ 비토섬해안도로에는 풍경, 맛, 낙조 등 천혜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다

 

 

 

 

 

 

 

 

 

 별주부전 속 섬들을 돌아본 다음, 해안도로를 타보자. 섬마을을 전체적으로 한번 돌아보기 위해서는 해안도로를 타는 것이 좋다. 파란 남해바다를 끼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구비 구비마다 멋들어진 절경을 선사한다.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아래로 내려가면 수협공판장이 나오는데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왠일인고 하니 수협 왼쪽 선착장 쪽에서 찬바람에 얼굴이 빨갛게 익은 아주머니들이 분주하게 굴을 다듬는 모습을 구경하는 사람들이다. 이곳에서는 직접 따낸 신선한 자연산 굴을 판매하고 있어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란다. 판매만 하는 것은 아니다. 싱싱한 굴을 직접 먹어볼 수도 있다. 한 망에 1만 5천원에서 2만원 정도. 나무로 불을 피운 가게의 불판에는 보기에도 먹음직한 굴들이 맛있게 구워지고 있다. 가게마다 굴 굽는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맛은 시쳇말로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굴 맛이 꿀맛이다. 여기다 소주 한잔 걸치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싶다. 

  # 낙조   섬 어디서든 펼쳐지는 황홀한 일몰

▲ 비토섬 어디에서나 최고의 낙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나 해안도로는 낙조 출사지로도 유명하다
 비토섬의 백미는 탁 트인 바다로 펼쳐지는 일몰의 풍경이다. 특히나 해안도로에서 마주하는 일몰은 가히 압권이다. 망망대해 끝으로 태양이 마지막 여운을 토해내며 서서히 사라지는 순간 하늘과 바다는 온통 붉은 빛으로 타들어간다. 가슴 저미듯 아름다운 노을빛 풍광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황홀경에 젖는다. 그래서인지 해질녘만 되면 멋진 풍경사진을 찍으려는 ‘출사가’ 들이 모여드는 단골명소가 됐다. 해안도로를 지나 수협공판장 옆 거북섬으로 지는 일몰의 풍경도 장관이다. 비토섬 말고도 사천에는 일몰명소가 많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실안해안도로. 남해안 특유의 재래식 멸치잡이 시설인 죽방렴, 그리고 운치 있는 등대와 바다를 가르는 통통배, 쪽빛 바다가 어우러진 일몰 또한 장관이다.

  ◆ 꼭 둘러봐야할 사천의 또 다른 관광지

 * 다향 가득한 절집, 다솔사

 천년고찰 다솔사는 신라 지증왕 때 창건한 역사 깊은 고찰로 소나무향이 채 가시기 전에 대 향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삼나무와 아름드리 노송들이 어울리게 섞여 터널을 이룬 수백 미터 진입로는 무심하게 절을 찾은 나그네라도 마음이 이끌리는 그윽한 길이다. 










 * 사시사철 푸른, 비봉내 마을

 비봉내마을은 사시사철 푸르다. 온 마을이 대나무 천지기 때문이다. 이곳의 대밭에는 맹종죽이 2만평, 왕대가 2만 6천 평에 걸쳐 자라고 있다. 대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대밭의 산책로를 자분자분 걷다보면 머리가 맑아진다. 대나무숲 산림욕 외에도 여러 체험이 가능하다. 









 * 아름다운 야경, 창선 삼천포대교

 사천시의 대방과 남해 창선을 연결하는 연륙교인 창선 삼천포대교.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한려해상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명물로서 특히, 야간에 푸른 바다와 조명이 멋들어진 조화를 이루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하다. 


 






 * 저녁노을이 일품, 실안해안

 실안해안에서 보는 바다와 섬을 건너 남해 서산에 지는 저녁노을이 일품인 곳. 2000년 한국관광공사 선정 전국9대 일몰의 하나이며 주변의 죽방렴은 사천의 대표적인 원시정치망 어업형태로 이곳에서 어획되는 멸치는 맛과 질이 우수하다. 부채꼴의 참나무 말뚝으로 만든 죽방렴과 섬, 바다 그리고 일몰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 세계 최대 목조와불, 백천사

 팔만구암자가 있었다고 전해지는 백천사는 1300년 전 신라 문무대왕 시절 의선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임진왜란 때에는 승군(僧軍)의 주둔지였다고 한다. 와룡산 등산로에 자리잡은 백천사에서 는 2,300년 된 소나무로 만든 길이 13m, 높이 4m의 세계 최대 목조 약사여래와불을 감상할 수 있다. 







 *한 폭의 그림같은, 남일대

 신라 말의 대학자 고운 최치원 선생께서 남녘땅에서는 제일의 경치라고 하여 남일대라고 이름을 지었고, 코끼리가 물을 먹는 듯한 형상인 코끼리바위(象頭鼻岩)와 서부경남의 유일한 조개껍데기 모래의 해수욕장과 진널전망대는 여름철 많은 피서객의 휴양지가 되고 있으며 겨울바다 위를 수놓은 갈매기는 한 폭의 그림과 같다. 

 ◎ 비토섬 가는 방법
남해고속도로 곤양 IC - 서포방향 10㎞ - 비토교 - 비토섬
☞ 비토섬 자세히 보기
 ◎ 숙박 : 비토섬 내에는 비토섬콘도미니엄이나 송도모텔(055-852-5646), 하봉민박(011-586-1739)등이 있다. 섬에서 나와 깨끗한 숙박업소를 찾는다면 삼천포해상관광호텔(055-832-3004)이나 삼천포항 인근 노산공원 쪽의 팔포매립지 쪽의 모텔들이 있다.

 ◎ 맛집 : 비토초등학교 앞에 비토 갯벌에서 갓 잡은 굴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있다. 1접시 1만 5000~2만원.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려면 삼천포어시장이나 선진횟집단지를 찾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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