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첫 재판 출석, "삼성 뇌물 혐의 모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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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첫 재판 출석, "삼성 뇌물 혐의 모욕적"
  • 김청수 부장/기자
  • 승인 2018.05.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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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물수수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공판에 출석해 재판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23일 법정에 출석해 자신의 혐의를 직접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1차 공판에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3월22일 구속영장 발부 이후 62일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17분부터 2시28분까지 약 11분 동안 모두발언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선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것을 자신도 속으로 인정할 것"이라며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그냥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함께 있던 사람들과 다투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건 내게 받아들이기 힘든 참담한 일"이라며 "이들을 법정에 증인으로 불러 추궁하는 건 본인에게 불이익이라 나의 억울함은 객관적 자료와 법리로 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제 상식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다스"라며 "1985년 형님이 만들 때 저는 친척이 관계회사를 차리는 걸 만류했지만 고 정주영 회장이 양해했다고 해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30여년간 가족 사이에 소유를 둘러싼 다툼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거리에서 행상을 하던 시절 어머니가 내게 한 '너처럼 어려운 사람을 도우라'는 말이 마음 속 깊숙히 박혔다"며 "서울시장 시절 월급 전액을 기부하고 장학금도 만들었으며 2007년 대선 출마 당시 전재산 사회 환원을 약속해 실행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시작하면서도 권력이 기업에 돈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세무조사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대통령 당선 후에도 기업이 국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취임 후 경제인과 수차례 만났지만 개별적으로 만난 적은 없고 제 불법 자금이 밝혀진 적이 한번도 없다. 부정한 돈을 받지 않았고 실무 선에서 가능성도 극도로 경계했다"며 "그런 제게 이건희 회장을 사면한 대가로 삼성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이제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의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의 시대를 열어 서로 인정하면서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이번 재판의 결과가 사법의 공정성을 국민과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위해 재임 중의 경험을 전수하거나 봉사·헌신하는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법정에 피고인으로 나왔다"며 "참으로 안타깝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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