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진상조사위, "故 백남기, 과잉진압으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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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진상조사위, "故 백남기, 과잉진압으로 사망"
  • 김청수 부장/기자
  • 승인 2018.08.2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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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2015년 11월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이 경찰의 과잉진압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재발방지와 인권 증진을 위한 제도 개선을 21일 경찰청에 권고했다.

 진상조사위는 당시 경찰이 차벽 설치와 살수 행위 등 집회시위 대응 전반에 문제가 있었으며, 백 농민이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후에도 치료 과정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수술과정에도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우선 경찰이 사건 당일인 2015년 11월 14일 집회에 267개 중대 약 2만 여명, 살수차 19대, 방송차‧조명차 등 13종 1278대, 채증장비 102대 등 대규모 경력과 장비를 투입하고, 버스 738대, 차벽트럭 20대를 이용해 광화문로터리와 서린교차로 등에 차벽을 설치한 건은 과도한 경찰권 행사로서 국민의 집회결사의 자유와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한 것으로 봤다.

 또 살수차에 대한 안전성 검증과 살수요원에 대한 훈련이 미비한 상황에서 경찰이 살수행위를 한 것은 경찰청 내부 지침 외 법적 근거 없이 사용한 것으로 위법한 행위라 봤다.

 특히, 위험이 명백한 상황이 아닌데도 백 농민을 향해 지속해서 직사살수를 한 것과 살수를 지시한 행위는 피해자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당시 경찰은 오후 4시 30분부터 11시 10분까지 6시간 40분간 202t의 물을 사용했는데, 혼합 사용한 최루액 440ℓ, 염료 120ℓ를 사용했다.

 집회가 끝난 후에도 경찰의 인권 침해 행위는 계속됐다.

 진상조사위는 백 농민이 서울대병원으로 후송된 후에도 경찰이 여러 경로로 서울대병원과 접촉해 피해자 치료와 예후에 관한 정보를 지속해서 수집했으며, 수술 과정에도 개입했다고 확인했다.

 백 농민이 2016년 9월 숨지자 경찰은 백 농민에 대한 부검 영장을 발부받기 위해 백 농민이 '빨간 우의'에 폭행당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빨간 우의 가격설’을 이용했다.

 경찰의 부검 영장 신청을 유가족이 거부하자 경찰은 이를 집행하기 위해 59개 부대 5300여 명을 동원하기도 했다.

 진상조사위는 향후 이 같은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할 경우에는 제대로 진상을 조사하고, 그에 따른 후속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여러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우선 이번 집회와 관련해 경찰이 과도한 공권력을 행사하고 인권을 침해한 사실에 대해 공식적인 의견을 발표하고, 피해자 가족과 협의해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또 이번 사건에서 국가가 집회의 주최자 및 참여자에게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취하할 것을 요청했다.

 앞으로 집회·시위 현장에서 살수차‧방수포의 배치·사용을 금지하고, 이 장비 사용과 기준에 관한 법령상 근거규정을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도 집회·시위 관련 경찰의 물리력 사용으로 국민의 생명·신체에 심각한 피해가 초래된 경우에는 민‧형사 재판과 관계없이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독립적인 방법으로 진상조사 △관련 경찰관을 해당 업무에서 배제 △조사결과 위법사항이 밝혀질 경우 책임자 및 관련자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조치 △현장 지휘 및 지시 무전 내용과 녹음 등을 권고안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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