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까지 달래주는 '보리밥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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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까지 달래주는 '보리밥 정식'
  • 노은자 사회부장
  • 승인 2011.03.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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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광역시 -

 광주광역시는 예로부터 호남지방의 중심지로 자리 잡은 곳. 이제는 광주비엔날레 등 문화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인구는 약 143만 명. 광주광역시청 : 062-613-2114.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기 시작한 1980년대, 무등산을 찾는 등산객이 크게 늘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니 당연히 무등산 입구에는 하나 둘 식당이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모여드는 사람 수에 비해 이상하리만치 장사는 잘 되지 않았단다.

 이곳의 음식점 주인 하나가 그 이유를 궁금해 하다가, 결국 자기가 직접 산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등산객들을 가까이 지켜보면서 해답을 찾아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정상 근처에 넓게 펼쳐진 장불재에 도착했더니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도시락을 먹고 있었는데, 그 안에는 다름 아닌 보리밥이 들어 있었다.

  ‘지금은 쌀도 흔한데, 어째서 보리밥을 싸오는 걸까?’ 궁금증을 참지 못한 음식점 주인이 등산객들에게 다가가 그 이유를 물었더니 ‘산에 올라오면 허기가 지니까, 배고팠던 시절에 먹었던 보리밥 생각이 자꾸 난다’는 답이 돌아왔다. 당시만 해도 보리밥이 ‘지긋지긋했던 가난’을 상징하던 음식이어서 사람들이 쳐다보지도 않을 것 같았는데, 뜻밖에도 사람들은 배가 고프면 옛날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리며 보리밥을 찾는다는 사실을 안 것이다. 광주의 보리밥 전문점은 이렇게 더 이상 배곯을 일이 없어진 사람들의 보릿고개 향수 덕분에 탄생하게 되었다.

 예전부터 사불여(四不如:사또가 고을아치만 못하고, 고을아치가 기생만 못하고, 기생이 음식 맛만 못하다는 말)의 고장이라고 불렸던 광주인지라, 보리밥도 그냥 단출하게 차려나오는 것이 아니라 스무 가지 반찬이 푸짐하게 딸려 나오는 보리밥정식이라야 직성이 풀렸다.
 무등산 아래 지산유원지에는 한정식만큼 반찬 가짓수가 많은 보리밥집이 몰려 있는데, 보슬보슬하게 지은 보리밥 위에 갖은 나물 올려 고추장과 비빈 다음 시퍼런 열무 이파리에 감싸먹어야 광주 보리밥정식의 맛을 알 수 있다.

 <음식점>
 팔도강산 062-222-3682, 쉬어가는보리밥집 062-222-0208, 영빈식당 062-227-5011, 대밥 062-222-9738
 물레방아 062-222-6879, 온천보리밥 062-225-0776, 팔도가든 062-227-0111

 또 다른 음식 오리탕

 1970년대, 오리를 대량으로 생산하면서 오리 가격이 크게 떨어지자 광주 유동에 오리 전문점이 하나 둘 문을 열었고, 성업을 거듭하면서 오리탕 거리가 되었다. 들깨가루를 많이 넣어 국물이 걸쭉한 것이 특징. 미나리를 비롯한 각종 야채와 함께 푹 끓여 풍성한 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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