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는 12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잇따라 만나 청와대가 약속한 협치 이행을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민주당 홍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여당이 청와대나 대통령에게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말고 할 말은 하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 달라"며 "그 역할을 제대로 하시길 바란다"고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요새 민주당 지지율도 그렇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도 내려가고 있지 않냐. 여당이 역할을 잘 하시면 이런 부분이 좋아질 수 있다고 본다"면서 "야당의 목소리에도 귀를 더 기울여주시고 긴급한 현안을 하나씩 해결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첫 예방임을 감안, "여야 관계라는 게 항상 쉬운 게 아니지만 민생 편안과 국가의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항상 대화하고 타협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며 "나 원내대표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여당과 이야기를 나누고 생산적인 국회 운영을 위해 큰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덕담으로 맞섰다.
나 원내대표는 또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늘 우려를 표명했는데 정책기조를 바꿔주실 수 있도록 챙겨주면 좋겠다"면서 "지금 정국도 나라 경제도 남북관계도 녹록치 않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정책전환을 촉구했다.
이에 한 수석은 "여야정 상설협의체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국정 제안이나 고언을 과감히 해주시고, 대안을 만드는 성숙한 정치가 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 달라"며 "나 의원님이 원내대표가 돼서 여와 야, 국회와 정부 간 소통과 협치가 알차게 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단식 중인 손학규, 이정미 대표를 찾아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는 선거제도 개편 필요성 자체는 인정했지만, 야3당이 원하는 협의안을 당장 내놓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저희가 (단식을) 꼭 좀 풀어 드려야 한다”면서도 “사실 선거제도를 당내에서 한 번도 제대로 논의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 구도를 타파할 수 있는 선거제도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한다”며 “연동형비례제는 권력구조와도 연계된 문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