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성고 3학년 학생 10명의 사상자를 낸 강릉 펜션사고를 수사 중인 강원경찰청은 4일 무자격 보일러 설치업자 최모(45)씨 등 2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릉펜션사고 수사본부는 이날 펜션운영자 김모(70)씨와 한국가스안전공사 강원영동지사 김모씨 등 7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무자격 보일러 설치업자 최모(45)씨와 가스시설 시공업체 관계자 등 2명에 대해서는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사고 원인이 된 일산화탄소 유출은 사고 당시 보일러에서 배기관이 분리돼 일산화탄소를 포함한 배기가스가 각 방으로 확산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보일러에서 배기관이 분리된 것은 보일러 시공자의 실수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일러 시공자가 배기관과 배기구 사이의 높이를 맞추기 위해 배기관 하단 10㎝ 가량을 절단해 배기관의 체결흠이 잘려나갔다. 이를 배기구에 집어넣는 과정에서 절단된 면이 보일러 배기구 안에 설치된 고무재질의 ‘O'링을 손상시켰다.
또 배기구와 배기관 이음 부분을 법에 규정된 내열실리콘으로 마감처리 하지 않으면서 배기관이 보일러 운전 시 발생된 진동에 의해 연통이 이탈돼 분리됐다. 또한 보일러 급기관에서 발견된 벌집은 보일러의 불완전 연소를 일으켜 배기관의 이탈을 가속 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본부는 사건 발생 당일부터 현재까지 한국가스안전공사 강원영동지사, 펜션 액화석유가스(LPG) 시설 설치 및 LP가스 공급을 해 온 업체, 에너지관리기능사 자격증이 없이 보일러를 설치한 설비업체 대표, 2013~2014년 펜션 건축을 시공한 업체를 중심으로 압수수색을 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농어촌 민박에 대한 가스안전관리 규정, 가스공급자의 보일러 안전점검 항목 등 일부 미흡한 점 등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에 통보해 개선토록하겠다”며 “피해 학생과 가족들의 정신·신체적 안전을 위해 피해자보호 전담 경찰관을 배치해 심리상담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수능을 마친 고교 3년생 남학생 10명은 강릉시 저동 한 펜션에 투숙했다가 지난달 18일 보일러에서 누출된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강릉과 원주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4명의 학생은 빠르게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나머지 3명은 퇴원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