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비건, 청와대 회동...'북미 정상회담 성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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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비건, 청와대 회동...'북미 정상회담 성공 기대'
  • 정득환 논설위원
  • 승인 2019.02.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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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북미 정상회담 실무협상을 위해 방한중인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환담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5일 예정된 미·북 실무협상을 앞두고 한미 양국이 4일 '비핵화-상응조치' 관련 사전조율에 전념했다. 미·북 간 쉽지 않은 담판이 예정된 가운데 협상 전략을 최종 점검하고 한미 공조를 재확인하는 차원의 '다지기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실무협상 대표로 방한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4일 오후 4시 청와대를 방문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50분간 면담을 가졌다.

 정 실장은 면담에서 북미 실무협상과 관련 미국 측의 입장을 청취하고, 우리 정부가 생각하는 현단계의 상황평가와 향후 과제 등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다. 정 실장은 "북미 실무협상이 내실있게 진행돼 미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양측은 또 대북제재 면제 문제가 걸려 있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의 청와대 방문은 지난해 12월 21일에 이어 한 달 반여 만이다.

 이에 앞서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일찍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오전 7시께 비건 대표가 묵고 있는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부인 브루니 브래들리 여사와 함께 방문한 것이 확인됐다.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과 잇따라 회동하며 비핵화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던 해리스 대사는 비건 대표와 미북 실무협상에 앞서 마지막 의견 조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이어 오전 9시께 해리스 대사의 관용 차량인 캐딜락을 타고 숙소를 떠나는 모습이 목격됐다. 어디로 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서울 시내 모처에서 실무협상 관계자들과 함께 비핵화 협상 전략을 다시 한 번 가다듬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 비건 대표의 한국측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동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비건 대표와 이 본부장은 당초 이날 만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하루 일찍 일정을 앞당겨 3일 오후에도 만남을 가졌다. 하루로는 실무협상 전략을 조율하기 빠듯하다는 판단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북한과 실무협상을 마치고 난 뒤에도 다시 이 본부장을 만나 협상 내용을 공유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는 한미 간 협의를 거친 후 이르면 5일 판문점에서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만나 실무협상 담판을 벌인다. 특히 이번 회담은 비건 대표의 북측 카운터파트가 최선희 외무성 부상에서 김 전 대사로 바뀐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만남으로, 김 전 대사가 어떤 의제를 들고 나와 어떤 방식으로 협상에 임할 지도 큰 관심을 모은다.

 이번 실무협상의 성공 여부는 북한 핵능력의 약 80%가 집약된 것으로 평가되는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폐기 및 검증·사찰에 북한이 동의하느냐에 달렸다고 평가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달 31일 한미 모두 영변이 북한 핵 프로그램의 중심으로, 이를 폐기하는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한다며 미국도 이에 상응해 "상당한 조치를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건으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해체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 시설의 대부분은 영변에 위치해 있다.

 그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속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의 폐기 및 검증·사찰은 합의를 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혹은 반출도 의제에 포함될지 관심거리다.

 이에 상응한 미국의 조치로는 종전선언, 미북 연락사무소 개설, 인도적 지원 확대 등이 꼽힌다. 그러나 북한 협상단은 대북제재 완화를 강하게 원하는 것으로 전해져 실무협상이 순탄하게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도 이러한 분위기를 감안한 듯 비건 대표의 복귀 일시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고 있다.

 상황에 따라선 비건 대표가 장기간 국내에 머물며 판문점을 수차례 더 오고가는 '마라톤 협상'이 전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해 6월 열린 1차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판문점을 오가며 수일 간 실무협상을 진행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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