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최종 인수 후보자로 확정됐다. 이는 삼성중공업이 인수 제안에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결정됐다.
KDB산업은행은 12일 "삼성중공업은 전날 대우조선해양 인수제안 요청에 대한 참여 의사가 없음을 공식적으로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앞서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현대중공업과 조건부 양해각서(MOU)를 맺은 이후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의향을 묻는 인수의향서(LOI)를 발송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2016년 수주난에 따른 경영난 지속 ▲삼성그룹 차원에서 지원 의지 부족 ▲대우조선해양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 미비 등을 이유로 지난 11일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삼성중공업이 인수의사가 없다고 통보함으로써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으로의 인수가 확정됐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조건부 양해각서에 따르면 이들은 지주회사 격인 조선통합법인을 만든 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 55.7% 전량을 모두 현물출자한다. 또한 조선통합법인은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하고 동시에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천억원을 지원한다.
이같은 과정이 마무리되면 현대중공업지주와 산업은행은 조선통합법인의 지분을 각각 26%, 18%씩 보유하게 된다. 또 조선통합법인은 기존의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인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을 자회사로 거느리게 된다.
산업은행은 다음달 초 이사회 승인을 거쳐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확인 실사와 경쟁국 기업결합 승인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된다.
한편, 이같은 결정에 대해 현대중공업 노조는 인수를 반대하는 전면적인 투쟁을 예고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산업은행 관계자들은 노동자들의 반발을 의식해서 ‘인력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말하고 있지만, 그동안 현대중공업이 해왔던 구조조정 과정을 비춰보면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어 “지난 1월 30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는 언론보도를 본 노동자들은 충격과 배신감으로 공분했다”며 “지난 4년간 구조조정으로 3만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어야 했고, 지금도 수많은 고용불안의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상선건조, 해양플랜트, 특수선 부분이 겹쳐지기 때문에 효율적인 경영을 빌미로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며 “영업과 설계·연구개발·사업관리 부문은 인수 확정과 동시에 구조조정이 예상돼 고용불안 문제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