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40대 남성 고속도로 역주행...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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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40대 남성 고속도로 역주행...3명 사망
  • 이경석 대전본부 차장/기자
  • 승인 2019.06.0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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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전 당진-대전고속도로에서 역주행하는 라보 화물차(노란색 원내)을 대형 화물차가 아찔하게 피해서 운행하고 있다 <자료제공:한국도로공사>

 정신질환을 앓는 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고속도로를 역주행한 이른바 ‘조현병 환자 역주행 사고’로 사망한 20대 여성 피해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4일 오전 7시34분쯤 충남 공주시 우성면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 방향 65.5㎞ 지점에서 발생했다. 라보 화물차를 몰던 박모(40)씨는 세 살짜리 아들을 태운 채 고속도로 거리 23㎞를 역주행했고, 마주 오던 포르테 승용차와 정면충돌했다. 이 사고로 박씨와 아들, 포르테 운전자인 최모(29·여)씨가 숨졌다.

 최씨는 고속도로 2차로를 역주행하던 박씨를 발견한 뒤 이를 피하고자 갓길 쪽으로 핸들을 틀었다. 그러나 결국 충돌을 피하지 못해 변을 당했다.

 최씨의 안타까운 사연은 사고 직후 차 안에서 청첩장 20여장이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청첩장에는 이달 말 있을 최씨의 결혼 소식이 담겨있었다. 최씨는 오는 22일 부산의 한 결혼식장에서 백년가약을 맺기로 돼 있던 예비신부였다. 결혼을 불과 18일 앞두고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이다. 최씨는 차 안에 있던 청첩장들을 지인에게 나눠줄 예정이었다.

 최씨는 이날 오전 5시쯤 경남의 한 도시에서 출발해 직장이 있는 충남의 한 회사로 가던 길이었다. 사고 발생 후 대전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앞서 경찰 조사 결과 경남 양산에 거주하는 박씨는 이날 새벽 아들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 이를 알아차린 박씨의 아내는 오전 7시26분쯤 “남편이 조현병 치료를 받고 있는데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걱정된다”며 실종 신고를 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남경찰청은 오전 7시31분쯤 충남경찰청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충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에는 이미 10여분 앞서 “역주행하는 라보 트럭이 있다”는 신고가 10여건 접수된 상태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씨의 라보 화물차는 오전 3시34분쯤 경부고속도로 남양산 톨게이트를 통해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오전 7시15분쯤 당진~대전고속도로 충남 예산 신양IC 인근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오전 7시16분쯤 당진 방향으로 몰던 차를 갑자기 반대로 돌려 역주행을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속도로 역주행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고 차량은 파손이 심해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조현병 등 박씨가 평소 앓고 있는 정신질환에 대해서는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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