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부족과 과중한 업무로 집배원의 사망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또 한 명의 집배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13일 충남 공주우체국 집배원 이은장씨가 사망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올해 들어 사망한 집배원은 9명에 달한다.
19일 한국노총 전국우정노동조합에 따르면 이날 아침 충남 당진우체국에서 일하는 집배원 강모씨(49)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강씨는 생전에 특별한 병력이 없었다. 지난 3월 건강검진에서도 ‘특이 소견 없음’ 진단을 받았다. 우정노조는 강씨의 사인을 과로사로 추정하고 있다.
강씨는 2014년 11월부터 가족이 있는 대전을 떠나 당진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민간위탁업체 소속 배달원으로 2012년 우체국에 근무하게 됐다. 근무지가 대전 대덕지역이라 집에서 가까워 좋았지만, 위탁업체가 3번이나 바뀌는 등 고용이 불안정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 강씨는 2014년 11월 가족과 떨어져 당진으로 왔다. 이듬해 그는 무기계약직인 상시집배원이 됐다. 강씨는 상시집배원으로 3년6개월을 근무한 끝에 지난해 7월 정규직이 됐다. 하지만 정규직이 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강씨는 갑자기 숨을 거뒀다.
노조는 잇단 집배원 죽음의 원인으로 열악한 노동조건을 지목하고 있다.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기획추진단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에 달한다.
한국 임금노동자 평균인 2052시간보다 700시간가량 많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91명의 집배원이 사망했다. 집배원의 산업재해율은 소방관(1.08%)보다 높은 1.62%로 조사됐다. 지난 5월에는 30대 집배원 이은장씨가 과로로 인한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다. 그는 정규직 채용을 앞두고 있었다.
주 5일제와 인력 증원을 요구하며 지난 11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조정을 진행 중이던 우정노조는 “정부는 노사 합의사항이던 집배원 인력 증원과 완전한 주5일제가 당장 이행될 수 있도록 직접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우정노조는 24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친 뒤 30일 파업 출정식을 열고 내달 9일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