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쇼트트랙 대표팀 전원이 동성 간 성희롱 파문으로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한 달간 집단 퇴촌을 당한 가운데, 후배 선수의 바지를 벗겨 성희롱 논란을 빚은 가해자가 임효준(23. 고양시청) 선수로 밝혀졌다.
25일 대한빙상경기연맹 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17일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동반 암벽 등반 훈련에 임했다.
이날 훈련 도중 임효준은 앞서 암벽을 오르던 황대헌(20. 한국체대)의 바지를 벗겼고, 수치심을 느낀 황대헌은 코칭스태프에 성희롱을 당한 사실을 알리며 신고했고, 장권옥 감독은 연맹에 보고했다.
성희롱을 당한 황대헌은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 불안한 상태며, 소속사 브라보앤뉴 측은 “암벽 훈련 도중이라 (하반신이) 무방비로 노출됐다. 그날 훈련에는 여자 선수들도 함께 있어 선수 스스로 수치심이 크다. 현재 수면제를 복용하고 잠을 청할 정도”라고 알렸다.
이에 대해 임효준의 소속사 브리온컴퍼니 측은 “암벽 등반 훈련 도중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임효준이 조금 과격한 장난을 한 것 같다. 장난기 어린 행동이었지만 상대방이 기분이 나빴다면 분명 잘못한 일이다. 황대헌 선수에게 거듭 사과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체육회와 선수촌은 자체 진상조사를 벌였고, 성희롱을 비롯해 무단 외박 등 선수단 전체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 보고 코칭 스태프와 남녀 대표선수 14명 전원을 지난 24일(어제)부터 한 달 동안 집단 퇴촌시키기로 결정했다.
25일 퇴촌한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은 내달 25일 다시 입촌할 것으로 보인다. 성희롱 논란을 빚은 임효준에 대한 징계는 오는 7월 첫 주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열고 결정할 예정이다.
임효준과 황대헌은 한국체대 선후배 사이로, 지난해 2월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에서 함께 출전해 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효준은 남자 1500m에서 금메달, 500m에서 동메달을 땄고, 황대헌은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차세대 쇼트트랙 스타로서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