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정신 퇴락’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하태경 최고위원에게 ‘직무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리자 비당권파 측은 일제히 강도 높은 반발에 나섰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19일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손학규 대표의 거취문제 및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정책회의는 비당권파 의원들의 성토장이 됐다. 징계 당사자인 하태경 최고위원은 “권력이 무엇인지, 참으로 안타깝다”며 “손 대표의 정치공작, 낡은 구태정치에 절대로 굴하지 않겠다.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묵과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이번 결정은 손 대표가 윤리위를 동원해 반대파를 제거하는 치졸하고 비열한 작태를 되풀이한 것”이라고 했다.
지상욱 의원은 이번 징계 결정을 ‘폭거’라 규정하며 “마치 과거 ‘용팔이 각목부대 전당대회’를 연상케 한다. 손 대표는 한 손에 노욕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당헌·당규가 아닌 각목을 들고 당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동안 당내 문제에 대해서 언급을 삼갔던 이동섭 원내수석부대표도 “그동안 자제했지만 한마디 드릴 수 밖에 없다”며 “손 대표가 윤리위의 결정을 취소하지 않고 추석 전 지지율이 10%가 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한 공약을 지키지 않으면. 강력하게 끌어내리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비당권파 측은 윤리위의 징계 결정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오신환·하태경·권은희·이준석·김수민 등 5인의 최고위원은 전날 안병원 윤리위원장의 불신임 요구서를 손 대표에게 제출한 바 있다. 이혜훈 의원은 “최고위원 과반이 불신임을 요구한 윤리위원장은 자동으로 직무가 정지된다”며 “직무가 정지된 안 위원장이 감행한 징계 결정은 원천무효다”고 주장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번 윤리위 결정이 적법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유권해석신청을 최고위에 긴급 안건으로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일 최고위에서 이를 논의하려면 오늘 안으로 손 대표 측에서 답을 알려줘야 한다. 안건 상정이 된다고 하면 현재 보이콧 중인 최고위원들도 회의에 출석해 이 문제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징계 결정은 이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해당행위라 규정하고, 긴급 의원총회에서 모든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지혜를 모아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