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22일 취임 후 처음으로 기업인들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조 위원장은 "잘사는 포용국가의 기반으로서 국민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는 공정경제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공정위의 공정경제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마련한 'CEO 간담회'에 참석해 "공정위는 국민과 기업이 공평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평평한 경제질서를 만드는 것이 공정경제 추구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공정위 차원의 혁신성장 지원은 다른 게 아니고 공정한 시장경제와 상생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이달 초중순 방문한 반월·시화공단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들과 가진 간담회를 언급하며 "이분들이 혁신을 못하는 이유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며 "공정경제는 다른 게 아니다. 시장경제 질서의 근본을 지키는 것이고 그 대가를 본인들이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는 것을 통해 혁신 의욕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기업도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생각으로 어떻게 보면 하청기업 혹은 납품업자에 불공정한 거래를 요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면 공정하고 경쟁적인 시장환경이 훼손될 가능성이 우려돼 이런 일은 안 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조 위원장은 또 대형유통업체의 가맹점 갑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공정위에 들어오는 민원신고는 1년에 40에서 50만건이다. 그중 공정위가 처리해야 하는 안건들은 17만 건 정도 되는데 대부분 신고내용이 대금과 관련된 것"이라며 "가맹점주들이 힘의 불균형에 놓여있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민주화 정책 중 하나로 추진 중인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아주 높다"며 "특히 10대 집단 총수지분율이 5.1%인데 전체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위가 직접적으로 개입하지는 않지만 이런 대기업 집단에서 발생하는 것의 일부이긴 하지만 일감몰아주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일감몰아주기 행태를 봤을 때 편법적 경영 승계를 위해서 특정한 대주주가 가지고 있는 지분율이 높은 곳에 일감몰아주기를 하거나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그는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서 계열사는 빨리 성장하거나 기존에 갖고 있었던 거래처를 가져가는데 이런 경우 피해 보는 중소사업자가 발생한다"며 "이런 사례가 혁신적인 중소기업의 경쟁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 위원장은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더욱더 듣도록 노력하겠다"며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애로사항이 있으면 법적인 제도적인 측면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있으면 알려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관락 경제부장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