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지시...청와대 '입장 발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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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지시...청와대 '입장 발표 없다'
  • 김정오 보도위원
  • 승인 2019.10.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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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내년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을 위한 2차 회의가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2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이 한국 측에 올해 방위비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 수준인 50억 달러(한화 5조8700억원)를 요구했다는 관측이 나오며 한미가 이견을 보이는 상황에서 북한이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한미 양측에 전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23일 북한 매체에 보도된 금강산관광지구 시찰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남측과의 협력을 통한 금강산관광을 직접 비판한 뒤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대한 관광사업을 남측을 내세워서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듭 밝혔다.

 이는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한다"는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평양 공동선언 합의와 정면으로 어긋나는 발언이다.

 김 위원장이 이를 사실상 번복한 것은 지난해 시작된 대남 협력 기류에서 방향을 틀겠다는 신호일 수 있는데, 이 경우 남북관계에 장기적 파장이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청와대는 북한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공식 입장은 없다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23일 오전 기자들을 만나 "김정은 위원장의 금강산 방문과 관련해서는 오전 10시 반에 통일부에서 공식 입장을 내서 청와대가 다른 입장을 추가로 내는 일은 없다"라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남측과 합의해 시설을 폐기한다면 막혀 있는 남북간 대화가 풀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청와대가 갖고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