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 부정 선거 논란 속 결국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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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 부정 선거 논란 속 결국 사퇴
  • 김태완 해외특파원
  • 승인 2019.11.1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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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보 모랄레스
에보 모랄레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부정 선거 논란 속에 결국 사퇴를 결정했다. 거센 시위 속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내놓지 않았던 모랄레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 부정이 있었다는 미주기구(OAS)의 감사 결과가 나오고 군과 경찰마저 사퇴를 요구하며 압박하자 끝내 자리를 내놓았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엘데베르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텔레비전(TV) 연설을 통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퇴 발표는 4선 연임에 도전한 지난달 20일 대선 이후 3주 만의 일이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무척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대선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은 40%를 득표율을 기록하며 2위(카를로스 메사)를 10%포인트 앞서며 결선 없이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개표 과정을 놓고 부정선거 논란이 제기되며 3주째 거센 시위가 이어졌다. 중간 개표 결과에서는 1위와 2위의 격차는 크지 않아 결선 투표가 예상됐지만 선거당국이 갑자기 개표 결과 공개를 중단한 후 하루 만에 두 후보의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후 야권은 반발했고 볼리비아 국민들도 저항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무려 3명이나 사망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에 ‘쿠데타 시도’라며 부정 의혹에 강하게 맞섰지만 선거 개표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증언들이 나오며 버틸 힘을 상실했다.

 이날 오전 OAS는 지난달 선거 과정에서 투표 시스템에 여러 ‘부정’과 ‘정보 시스템 조작’이 발견됐다며, 선거 결과를 무효로 하고 새 선거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OAS는 또 모랄레스 대통령이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승리하는 것이 통계적으로 가능하지 않아 보인다고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이 때까지만 해도 모랄레스 대통령은 “헌법상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내년 1월까지인 임기를 다 채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오후 군도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퇴를 종용하자 결국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좌파 성향의 모랄레스 대통령은 2006년 1월 첫 원주민 출신의 대통령으로 볼리비아 대통령직에 오르게 됐다. 집권 초반만 해도 빈곤퇴치에 앞장서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집권이 길어질수록 권력욕이 강해져 4선이 가능하도록 개헌까지 하며 지지 기반을 상실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대선에서 당선됐다면 총 19년간 장기 집권할 예정이었지만 결국 13년만에 물러나게 됐다.

 지난 대선에서 2위를 차지한 야권 후보 카를로스 메사 전 대통령은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퇴 발표 후 “독재가 끝이 났다”며 “절대 오늘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환호했다.

 다만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퇴 이후 볼리비아의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부통령은 사퇴의사를 밝혔으며 각료들도 대다수가 그만 두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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