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목사가 지난 10월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 단체 집회와 관련해 12일 경찰에 출석해 약 11시간 30분에 걸쳐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 대표인 전 목사를 이날 오전 10시쯤 소환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 등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전 목사는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인정하느냐' '왜 지금까지 출석을 거부했나'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전 목사는 이날 오후 9시 30분쯤 조사를 마친 뒤, 경찰서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던 보수 성향 유튜버와 지지자들의 엄호를 받으며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이날 경찰서 앞에서 전 목사를 기다리던 보수 성향 지지자들 약 30여 명은 전 목사가 경찰에 출석하자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기 위해 카메라를 손으로 내려치고 몸을 밀쳤다.
전 목사가 조사를 마치고 떠난 뒤에도 지지자들은 "기레기들 물러가라!", "이게 스토커지, 기자냐!"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바닥에 넘어지는 기자들이 있었고 얼굴에 상처가 난 기자도 있었지만, 이를 막기 위한 경찰은 현장에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투본이 지난 10월 3일 개천절날 서울 광화문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권을 비판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을 당시 벌어진 불법 행위를 수사하고 있다.
전 목사는 개천절날 청와대 방면으로 진입하려다 경찰과 충돌을 빚은 집회를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예배보단 정치 집회에 가까웠던 집회에서 헌금 형태로 신고 없이 돈을 걷은 혐의와, 여러 모임이나 자리에서 청와대에 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내란 선동 혐의도 받는다.
전 목사는 다섯 차례에 걸친 경찰의 출석 요구에 계속 불응하다가 이날 출석했다. 전 목사는 경찰에 출두하면서 자신은 개천절 집회에서의 불법행위와 무관하다며 혐의를 전면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