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출마를 선언한 뒤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청와대 하명수사 등 논란으로 아직 뜻을 이루지 못한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경찰인재개발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부는 24일 주요 지방경찰청장을 포함한 치안감급 간부 13명에 대한 전보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인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건 황운하 청장의 거취였다. 총선 출마를 선언했고, 이미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만큼 다음 행보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황 청장이 인재개발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총선 출마 여부에 여지가 남는 상황이 됐다. 경찰도 일단 황 청장을 수사 등 기능이 없는 교육지원 기관으로 발령을 내고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판단, 이번 인사에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 신임 원장은 지난달 18일 경찰청에 명예퇴직을 신청했지만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인 사람은 명예퇴직을 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반려됐다. 그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에 중심에 서 있는 인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공직자가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일 90일 전’(내년 1월 16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이에 따라 황 원장은 명예퇴직이 아닌 의원 면직을 고려하고 있다. 의원 면직 역시 수사기관에서 비위와 관련해 조사 또는 수사 중인 경우 허용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어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16일 황 원장의 의원 면직에 대해 “단순히 의심을 받고 고소·고발됐다고 의원면직이 안 된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어느 정도 (비위 사실이) 확인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확인된 사실에 기초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인사에서 최관호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은 광주청장으로, 최해영 경북청장은 대전청장으로, 김진표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은 울산청장으로, 이문수 경찰인재개발원장은 경기북부청장으로, 박건찬 울산청장은 경북청장으로 내정됐다.
전날 치안감으로 승진한 김교태 경찰청 기획조정관과 남구준 사이버안전국장, 임용환 서울청 차장은 각각 직무대리에서 정식 임명됐고 강황수 경찰수사연수원장과 윤동춘 서울청 경무부장은 각각 경찰청 생활안전국장과 보안국장으로 임명됐다. 김규현 경찰청 보안국장은 경무인사기획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김기출 경북지방청장은 공로연수(경찰청 경무담당관실)를 떠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