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도주에 일본-레바논 외교문제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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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 도주에 일본-레바논 외교문제로 이어져
  • 권장옥 해외통신원
  • 승인 2020.01.0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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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로스 곤 전 닛산차 회장의 베이루트 도주 파장이 일본과 레바논 양국의 외교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레바논 도착을 선언한 곤 전 회장 측이 8일 기자회견을 계획한다고 밝힌데 이어 그가 미셸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면담을 했다는 측근의 전언까지 나오면서 일본의 심기가 불편해졌다.

 일본 정부는 곤 전 회장의 송환을 위해 레바논과 협상을 벌일 계획이지만 레바논 정부는 그가 프랑스 여권을 통해 합법적으로 입국했다며 법적조치를 취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의 레바논 현지 대리인은 곤 전 회장이 8일 레바논 수도인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곤 전 회장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유리한 여론조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지난달 31일 대리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유죄가 전제되고 차별이 만연하며 기본적인 인권이 무시되는 잘못된 일본 사법 제도의 인질이 더 이상 되지 않겠다"면서 "나는 부당함과 정치적 박해로부터 도망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2018년 횡령·배임·소득축소신고 혐의로 체포됐다가 올해 4월 재판을 앞둔 상태였는데, 일련의 과정을 모두 부정한 것이다.

 일본은 곤 전 회장을 자국내로 소환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법원이 출입국 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곤 전 회장에 대한 보석을 취소한데 이어 일본 정부는 레바논 정부에 곤 전 회장의 송환을 요청할 계획이다.

 불룸버그 통신은 1일 한 일본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일본정부가 레바논 정부와 곤 전 회장의 송환 문제에 대해 외교채널을 통해 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범죄인 인도 조약이 체결돼있지 않아 일본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한 협상으로 레바논에 곤 전 회장의 송환을 요청해야한다.

 하지만 레바논 정부가 송환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레바논 당국은 곤 전 회장의 도착 이후 곤 전 회장이 프랑스 여권을 통해 합법적으로 입국했으며, 그에 대한 법적조치를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아운 레바논 대통령이 그를 면담한 만큼 일본의 요청에 응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레바논은 곤 전 회장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그는 브라질에서 태어났지만 레바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으며 지금도 많은 친척이 현지에 살고 있다.

 2017년에는 그의 얼굴을 넣은 우표가 발행되기도 했고, 2018년 그가 체포되자 수도 베이루트에는 "우리가 모두 카를로스 곤이다"라는 광고판이 등장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도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곤 전 회장의 아내인 캐롤 곤의 고향 역시 레바논이다. 일본정부가 계속해서 송환요청을 보낼 경우, 양국간 외교적 마찰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