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하철역에서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는 전 SBS 앵커 김성준씨(57)에게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김성준 전 앵커는 총 9차례 불법촬영을 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박강민 판사는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김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달 17일 오후 선고할 예정이다.
검찰은 "특정된 피해자와는 합의했지만 범행 수법과 횟수 등을 참작해달라"고 밝혔다. 검찰은 신상정보 공개, 취업제한 명령 3년 등도 함께 요청했다.
김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는 변호인 의견과 같느냐'는 판사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이번 범행으로) 김씨는 직장과 명예, 주변인의 신망과 존경을 다 잃었고 가족의 고통을 평생 보면서 남은 일생을 살아가야 한다"며 "삶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치료에 전념하고 있고 전문의도 재범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한다"며 "법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관대한 처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분께서 감사하게도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를 써주셨다"며 "순수한 마음을 가진 분에게 제가 저지른 죄가 막중하다는 점을 느꼈고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선고를 마친 뒤 '불법촬영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클로징멘트를 한 적 있다'는 질문에 "그때의 생각과 변함이 없고 재판 결과를 그대로 존중하겠다"며 "선처를 바란다는 말씀을 일부러 드리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재판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반성하고 참회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