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호텔롯데는 신 회장이 지난해 12월 31일자로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고 19일 공시했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는 신동빈, 송용덕, 김정환, 박동기 대표 체제에서 이봉철, 김현식, 최홍훈, 이갑 대표체제로 변경됐다.
호텔롯데측은 "전문경영 체제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지배구조 개편과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은 그룹의 여러 계열사의 이사직을 겸하며 '과다겸직' 비판을 받아왔다. 신 회장은 앞서 지난달에도 롯데건설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이로써 신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롯데지주·롯데케미칼·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에프알엘코리아 등 7곳이 됐다.
이 가운데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 4곳은 올 3월 임기가 만료돼 재선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한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사회 의장직을 21년 만에 내려놓게 될 전망이다.
현대차 이사회는 19일 정몽구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몽구 회장 임기는 다음 달 16일 끝나고, 정 회장은 현대차 미등기임원과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만 유지한다.
정 회장은 앞서 1999년 3월부터 현대차 이사회 의장 겸 그룹 회장 자리에 올라 회사를 이끌어 왔다. 다만, 현대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는다고 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다음 달 19일 현대차그룹 주주총회 이후 새 이사회가 구성되면, 이사회 의장도 새로 선출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바로 이어 맡을 가능성은 아직까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