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미래통합당과 갈등을 겪은 끝에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사퇴했다.
한 대표는 19일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한국당 대표직을 이 시간 이후 사퇴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정말 좋은 공천을 하고 싶었다. 16년 정치를 해왔지만, 그런 생각은 어린 왕자의 꿈이었던 것 같다"며 "참으로 가소로운 자들의 행태에 막히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줌도 안 되는 야당 권력을 가지고 부패한 권력이, 참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저의 개혁을 막아버리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공관위가 통합당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재결정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부결됐다.
이와 관련해 오늘 오전 열린 통합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는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에 대해 "국민의 열망과 기대와 먼 결과"라며 "대충 넘어갈 수 없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한 대표는 '가소로운 자들'이 황 대표를 겨냥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황 대표는 아니다"라면서도 다른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또 처음 결정했던 비례대표 명부에 대해 "통합당에서 불만을 표출했고, 그러한 불만은 내게 커다란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어젯밤에도 첫번째 명단을 보고 또 봤다. 참 잘한 공천이라고 생각했다. 열번 넘게 봤다. 괜찮은 공천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안타까운 건 윤주경 전 관장이다. 저도 공관위원장도 그분은 맨 앞순위를 얘기해오던 분"이라며 "(공천 기준인) 젊음과 전문성과 전투력에 좀 부족하지 않는가, 그래서 후순위로 밀렸다고 제가 설명드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 전 관장은 애초 21번에 배치됐다가 수정 명부에서 3번으로 올라왔다.
한 대표는 수정 명부에 대해 "적어도 20번 안에 들어가는 명단은 정말 바꾸면 안 된다'며 "그것까지 바꾼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그분들은 자기 가족이 말리는데도 자기 직장이 말리는데도 나를 믿고 이 자리까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할 말은 참으로 많지만, 4월 15일 지나서 이야기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20대 총선처럼 당내 분란으로 우리가 다시 저 좌파 정부에게 과반수를 넘겨주면 안 되지 않나. 오로지 그런 충정으로 당의 승리를 위해 입을 다물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