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주말을 앞둔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종교행사 참여를 자제해달라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많은 교회가 (예배 자제에) 협조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예배를 열겠다는 교회들이 적지 않아 걱정”이라고 털어 놨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종교집회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취하고 있는 조치를 적극 지지한다”며 “중앙정부도 지자체에만 맡기지 말고 지자체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어제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100명 아래로 떨어졌는데, 주말을 넘어 계속 줄어들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경기 성남의 한 교회와 대구 요양병원의 집단감염으로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모두가 안타까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그런 일은 언제든지 되풀이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교회도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경기 성남 은혜의강 교회 사례를 언급했다. 성남시에 따르면 지난 1일과 8일 은혜의강 교회 예배에 참석한 신도 130명 가운데 전날까지 49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이들과 접촉해 확진 판정을 받은 가족과 지인 등을 합하면 은혜의강 교회 관련 확진자는 총 66명에 달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실내 예배를 자제했다면 전날 신규 확진자 수는 훨씬 더 줄어들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가 종교의 자유에 반한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예배 자제는 신도와 이웃,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온라인 예배 등 다른 형태를 권하는 만큼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이런 방역은 최선의 경제대책이기도 하다”며 “큰불을 끄고 잔불을 잡아가는 방역 상황에 일부 교회가 돌발 변수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