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림청서 메시지 보내도 행정조처 안해 -
1일 전북 정읍지역에 100㎜ 이상의 많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전주기상대는 오전 3시30분을 기해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 비슷한 시각, 산림청 ‘산사태위험지관리시스템’은 정읍에 대해 산사태 ‘경보’단계를 표시했다. 동시에 SMS문자 발송 시스템은 정읍시 산림녹지과 공무원에게 알림 문자를 발송했다. 문자를 받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관할 지역의 실제 기상상황 등을 고려해 산사태위험주의보 또는 산사태위험경보(마을 방송과 주민대피 등)를 발령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정읍에서는 산림청의 산사태 경고와 관련 어떤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
이날 정읍은 96.5㎜의 강수량을 기록했고, 하루 종일 산사태 위험 ‘경보’와 ‘주의보’ 사이를 오갔다. 정읍시 관계자는 “담당자가 바뀐지 얼마 되지 않아 관련 업무를 파악하던 중 이었다”고 말했다.
다른 지자체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10일 군산에서 경사지가 무너지면서 주택을 덮쳐 70대 노인이 숨졌다. 당시 역시 산사태 관리시스템은 ‘경보’를 표시하고, 메세지를 발송했지만 군산시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산림청에 따르면 산사태위험지관리시스템은 지방자치단체가 산림재해대책 업무를 추진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이 개발, 지난 2007년부터 전국에 보급되어, 지금껏 수많은 산사태 경보를 발령하였다.
하지만 지자체는 여태껏 한 번도 산사태 주의보와 경보를 발령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관계 공무원들은 대비책 마련에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산림청의 무분별한 특보남발이 행정력 낭비를 가져 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자체 산림공원과 관계자는 “일선 공무원들은 호우주의보 내릴 때마다 시도때도 없이 발송되는 산사태 예보 메세지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지자체가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산림청 시스템의 ‘정확성’과 ‘유관기관 협조’ 등도 면밀한 재검토가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연 평균 산사태 발생면적은 1980년대 231㏊, 1990년대 349㏊였지만, 2000년 이후 713㏊ 등으로 3배 가까이 늘고 갈수록 대형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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