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의 산림과 주택 등 6동을 태운 강원 고성산불의 주불이 1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산림당국은 산불 발생 이틀째인 2일 오전 8시께 주불 진화 완료를 선언하고 뒷불 감시에 들어갔다.
산불을 피해 밤사이 긴급 대피한 고성 주민과 육군 장병 2천205명도 속속 복귀했다.
산불은 12시간여 만에 주불을 진화했지만, 꼬박 1년 만에 다시 찾아온 화마(火魔)의 악몽에 시달린 고성 주민들은 다시 한번 절망했다.
경찰은 이날 강원도소방본부, 한국전기안전공사 등과 현장 합동 감식 작업을 통해 화인 조사에 나섰다.
화목 보일러 과열이 화인일 것으로 추정하지만 다른 요인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 등을 살피면서 목격자 등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고성산불은 지난 1일 오후 8시 4분께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의 한 주택에서 난 불이 인근 야산으로 옮겨 붙어 시작됐다.
산불 초기에는 바람은 초속 6m 안팎이었다. 하지만 날이 저물면서 바람의 위력은 3배 가까이 강해져 초속 16m(시속 59㎞)까지 불었다.산불은 수㎞까지 띠를 형성한 채 강한 바람을 타고 서쪽으로 번졌다.
불이 나자 도원리·학야리·운봉리 주민 329명과 육군 22사단 장병 1천876명 등 2천200여 명이 아야진초교와 천진초교 등 6곳에 나눠 대피했다.
이번 산불로 주택 등 6개 동이 전소됐고, 잠정 85㏊의 산림이 소실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당국은 이날 오전 5시 28분 일출과 함께 진화헬기 39대와 진화인력 5천134명을 산불 현장에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전국에서 속속 산불 현장에 속속 투입된 진화헬기는 산림청 소속 공중 지휘기 1대의 지휘하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진화헬기들이 공중에서 2시간 30여분간 쉴 새 없이 물을 뿌려대자 산불은 위력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강한 바람에 좀처럼 기세가 꺾일 것 같지 않던 산불은 바람이 잦아들면서 소강상태를 보였다.
이와 동시에 지상 진화인력 5천134명과 소방차량 500여대도 산불 현장에 투입돼 진화에 나섰다. 소방청은 산불의 주불 진화가 완료됨에 따라 타 시·도 소방력 추가 지원을 위해 내렸던 소방 동원령 2호를 1호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