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스퍼 국방장관 '트럼프 군 동원 시위진압, 지지안해'
상태바
美 에스퍼 국방장관 '트럼프 군 동원 시위진압, 지지안해'
  • 이유정 기자/해외통신원
  • 승인 2020.06.04 09: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군을 동원해서라도 시위를 진압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드는 발언을 했다.

 군 동원은 마지막 수단이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딱 잘라 말한 것이다. 그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것으로 전해졌는데 항명이나 다름없는 국방장관의 행보에 미 언론에서는 경질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3일(현지시간) 브리핑을 자청해 "법 집행에 병력을 동원하는 선택지는 마지막 수단으로만, 가장 시급하고 심각한 상황에서만 사용돼야 한다"면서 "우리는 지금 그런 상황에 있지 않다. 나는 (군 동원을 위한) 폭동진압법 발동을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틀 전 주지사들이 주방위군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하지 않으면 군을 동원해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경고한 상황에서 이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드는 브리핑을 한 것이다. 브리핑은 CNN방송 등을 통해 생중계됐다.

 에스퍼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마찰을 피하는 '충성파' 라인으로 분류돼 온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 발언이다.

 에스퍼 장관은 백인 경찰의 무릎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목숨을 잃은 사건에 대해 "끔찍한 범죄"라면서 "인종주의는 미국에 실재하고 우리는 이를 인정하고 대응하고 뿌리 뽑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결이 다른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의 이날 발언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CNN방송이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사석에서 에스퍼 장관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핵심 참모들도 에스퍼 장관이 장악력이 약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확실히 편들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가진 상황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케일리 매커너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필요하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동진압법을 사용할 것"이라며 에스퍼 장관의 발언에 다시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스퍼 장관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즉답하지 않은 채 "현재까지 에스퍼 장관은 여전히 장관"이라며 "대통령이 신뢰를 잃으면 여러분이 제일 먼저 알게 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브리핑 전에 백악관에 주요 내용에 대한 언질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사무소 : 02-833-7676  FAX: 834-7677
  • 세종.대전. 충청지역본부: 044-866-7677
  • 부산.경남지역본부: 051-518-7677
  • 경기지역본부 : 031-492-8117
  • 광주.호남지역본부 : 062-956-7477
  • 본사 : 대구광역시 수성구 국채보상로200길 32-4 (만촌동)
  • 053-746-3223, 283-3223, 213-3223.
  • FAX : 053-746-3224, 283-3224.
  • 신문등록번호 : 대구 아 00028
  • 등록일 : 2009-07-29
  • 사업자번호 502-27-14050
  • 발행인 : 李恒英
  • 편집인 : 李日星
  • 독자제보. 민원 010-2010-7732, 010-6383-7701
  • 이메일 sunstale@hanmail.net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예원 부장
  • Copyright © 2024 썬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unsta@sunnews.co.kr
  • 인신위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