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수사결과 발표, '군대서 탱크 몰며 성취감...제대 직후 첫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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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수사결과 발표, '군대서 탱크 몰며 성취감...제대 직후 첫 범행'
  • 공재벽 사회부차장
  • 승인 2020.07.0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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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은 전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화성연쇄살인범 이춘재에 대해 어린시절 억눌렸던 자아가 풀리면서 성적 욕구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범행을 시작했다가 점차 잔혹하고 가학적인 사이코패스형 범죄자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일 "처음부터 살인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성욕 해소를 위해 범행에 착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저항해 첫 살인을 저지르게 된 뒤부터 성폭행 후 살인이라는 연쇄 살인자로 변했다"고 밝혔다.

 지난 1년간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이춘재를 상대로 수십차례 대면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리게 됐다는 것이다.

 집요하게 여성만을 노려 범행하고, 피해자들의 옷가지로 매듭을 지어 시신을 묶어 놓거나 특정 부위를 심하게 훼손하는 등의 범행 행적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론했다.

 경찰이 분석한 이춘재는 유년 시절 내성적인 성격의 아이였다. 어린 시절 동생이 물에 빠져 죽은 뒤 가부장적이던 아버지는 그에게 한층 강압적으로 대했고, 그는 자신의 감정을 죽이고 충동을 참으며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진술했다. 그런 이춘재가 달라진 건 군 복무 기간을 겪으면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 과정에서 그는 성장 과정과 범행 경위를 비교적 무덤덤하게 진술한 것과는 달리, 기갑부대에서 군 복무를 하며 선두에서 탱크를 몰고 후임들을 이끌던 추억을 이야기할 때는 시종일관 흥분된 표정과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유년 시절 내내 자신의 삶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다가 군대에서 처음으로 성취감을 경험하면서 그간 감정을 억누르기 위해 채워놓았던 마음속 '걸쇠'를 풀어버렸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이춘재는 1986년 1월 23일 전역을 한 뒤 불과 한 달여 만에 첫 성폭행 사건을 저질렀다. 이어 같은 해 9월 15일 첫 살인사건을 저지르는데, 경찰은 이춘재가 성폭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반항하는 상대를 제압하다 살인을 시작했고, 이후 점점 더 가학적인 성욕을 갖게 되면서 연쇄살인을 이어간 것으로 봤다.

 경찰 관계자는 "(이춘재는) 성범죄와 살인을 계속했음에도 죄책감 등 감정변화를 느끼지 못하자 자신의 감정에 따라 살인을 반복하며 연쇄살인으로 이어졌다"며 "그 과정에서 범행 수법은 점점 잔혹해지고 가학적인 형태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춘재는 50여 차례의 대면 조사에서도 범행 동기가 무엇이냐는 직접적인 질문에는 끝내 침묵했다. 증거에서 DNA가 검출되며 가석방 가능성이 사라지자 그는 불과 4번째 조사 때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며 모든 범행을 자백했지만 '왜'라는 질문에는 마지막까지 입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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