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문제가 정국 핵심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가 '기본소득토지세'를 들고 나왔다. 투기용 부동산에 대해 '기본소득토지세'를 부과해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확보되는 세수는 기본소득으로 지급하자는 주장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거래허가제나 대출 및 거래 규제 등 불로소득증가 억제조치는 단기효과는 몰라도 장기적 근본대책이 되기 어렵고 풍선효과를 수반한다"며 "자유로운 거래는 허용하되 불로소득을 부동산세(취득, 보유, 양도세)로 최대한 환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규제를 피해 유동자금과 투기 세력이 비규제지역으로 널뛰기하는 '풍선효과'가 계속되니 차라리 거래는 허용하고 불로소득을 환수하자는 뜻이다.
이 지사는 "개인토지소유자 상위 10%가 전체 개인토지의 64.7%를, 법인토지소유자 상위 1%가 전체 법인토지의 75.2%를 소유할 정도(2014년)로 토지불평등이 심각하다"며 "(투기 부동산에 대한) 부동산증세액을 공평하게 환급하면 소득분포상 국민 90% 이상이 내는 세금보다 혜택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이 지사의 주장은 모든 부동산에 대해 불로소득을 환수하자는 것은 아니다. 실거주용 1주택은 보통 수준의 부동산세를 부과하고 조세를 감면하되 대신 투기용 부동산은 잡자는 것이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 글에서 "실거주용 1주택은 통상적 수준의 부동산세 부과와 조세감면으로 일부 불로소득을 허용하되 그 외 비주거용 주택이나 법인의 비업무용 부동산 등은 불로소득을 대부분 회수하여 투자나 투기가 불가능하도록 강력하게 증세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 지사는 건물이 아니라 토지에 과세하자는 입장이다. 토지에는 공개념이 있으니 비주거 주택 등 투기용 부동산의 토지(아파트는 대지지분)에 대해 과세하자는 것이다.
이 지사는 "현재 토지세는 재산세와 종부세로 토지가액의 0.16% 정도를 내는데, 비주거 주택 등 투기투자용 토지는 0.5%~1%까지 증세하되 증세분 전액을 지역화폐로 전국민 균등환급하자"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러한 방안에 대해 "시뮬레이션 결과 국민 96%는 토지세를 아예 안 내거나 토지가 있지만 내는 토지세보다 (기본소득으로 받는) 환급금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 같은 '기본소득토지세'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반드시 지역화폐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단기소멸 지역화폐로 환급하면 소비매출과 생산 및 일자리 증가로 경제가 활성화되고, 경제활성화 이익은 대부분 고액납세자에 귀속되므로 조세저항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지사는 "우리나라는 복지지출이 OECD 평균인 22%의 절반(11%)에 불과한 저부담 저복지 국가"라며 "중부담 중복지를 거쳐 고부담 고복지 사회로 가려면 어차피 증세로 복지를 늘려야 하므로 늘어날 복지지출의 일부를 경제효과가 큰 지역화폐형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면 저항 없이 증세와 복지확대를 실현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