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부산에 시간당 최대 8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심 곳곳이 물바다로 변했다. 만조 시간까지 겹쳐 삽시간에 물이 불어났고 지하차도에서 3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도 잇달았다.
24일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해운대 211㎜를 비롯해 기장 204㎜, 동래 191㎜, 중구 176㎜, 사하 172㎜ 북항 164㎜, 영도 142㎜, 금정구 136㎜ 등 부산 전역에 물 폭탄이 쏟아졌다.
시간당으로는 80㎜를 넘나드는 폭우였다. 사하구에는 시간당 86㎜가 쏟아졌고, 해운대 84.5㎜, 중구 81.6㎜, 남구 78.5㎜, 북항 69㎜ 등이었다. 이날 부산의 시간당 강수량은 1920년 이래 10번째로 많은 수치다.
이에 지하차도가 침수돼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날 오후 10시 18분께 부산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에서 차량 7대가 순식간에 불어난 물에 잠겼다. 인근 도로 등에서 한꺼번에 쏟아진 물은 높이 2.5m까지 차올랐다.
당시 차량 6대에 있던 9명은 차에서 빠져나왔으나, 물이 갑자기 불어나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상태였다. 119 구조대원이 이들을 차례로 구조했으나, 6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익수 상태로 발견됐으며, 20대 여성이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구조·배수 작업을 벌인지 5시간 뒤인 이날 오전 3시 20분께 숨진 50대 남성이 추가로 발견됐다.
한편,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은 원인조사에 나섰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이번 참사가 천재지변에 의한 사고였는지, 배수펌프가 정상 작동했는데도 침수로 이어졌는지 등 따져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