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1천만 달러 규모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6일 제316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열고 남북협력기금으로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영유아·여성 지원사업에 1천만 달러(약 119억원)를 지원하는 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지원은 WFP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당초 지난 6월 의결이 추진됐다가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자 보류됐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취임 이후 첫 대북 인도지원 결정입니다. 이 장관은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 등 인도협력을 최우선 추진과제로 꼽고 있다.
이 장관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결정은 인도적 사안을 정치·군사적 사안과 연계하는 단기적이고 좁은 시야서 벗어나, 이제 인도적 협력은 긴 호흡으로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이행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 지원은 WFP가 북한 내 7세 미만 영유아와 여성의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북한과 합의해 추진하는 사업에 정부가 일정 부분 공여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구체적으로 북한 9개도 60개군 내 보육원·유치원 등의 영유아와 임산·수유부에게 영양강화식품 약 9천t을 지원하는 '영양지원사업'과 취로사업에 참가한 북한주민 2만6천500명에게 옥수수·콩·식용유 3천600t을 제공하는 '식량자원사업' 등이다.
총 1천만 달러 중에 800만 달러는 영양지원사업에, 나머지 200만 달러는 취로사업을 통한 식량자원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취로사업을 통한 식량지원은 정부가 처음 지원하는 사업형태로, 재난·재해 방지를 위해 농촌 기반시설 구축·복구 사업에 참여하는 북한 주민에게 노동의 대가로 식량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공공근로사업인 셈이다.
1천만 달러는 현금 공여 방식으로 지원된다. 다음 주 WFP로 송금되면, WFP가 자체 조달 절차에 따라 필요한 물자를 구매한 뒤 북한으로 수송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 약 4개월이 소요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물자가 북한 항구에 도착할 때부터 주민들에게 전달될 때까지 WFP가 물자 추적시스템을 가동한다"면서 "기본적으로 분기에 한 번씩 정부에 보고되고 WFP 서울사무소와 진행 상황에 대해 수시로 협의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