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 시초 '말모이 원고ㆍ조선말 큰사전 원고', 보물 지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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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 시초 '말모이 원고ㆍ조선말 큰사전 원고', 보물 지정 예고
  • 이예원 문화부장
  • 승인 2020.10.0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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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모이 원고
말모이 원고

 9일 한글날을 맞아 첫 우리말 사전 원고인 ‘말모이 원고’와 새롭게 발굴한 ‘조선말 큰사전 원고’가 보물로 지정 예고된다.

 문화재청은 8일 열린 제5차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분과 회의 결과, ‘말모이 원고’(국가등록문화재 제523호)와 ‘조선말 큰사전 원고’(국가등록문화재 제524-1호, 524-2호) 등 2종 4건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 예고하기로 했다.

 ‘말모이 원고’는 학술단체인 ‘조선광문회(朝鮮光文會)’ 주관으로 한글학자 주시경(1876~1914)과 그의 제자 김두봉(1889~?), 이규영(1890~1920), 권덕규(1891~1950)가 집필에 참여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사전 ‘말모이’의 원고다.

 ‘말모이’는 말을 모아 만든 것이라는 의미로, 오늘날 사전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주시경과 제자들은 한글을 통해 민족의 얼을 살려 나라의 주권을 회복하려는 의도로 ‘말모이’ 편찬에 참여했다.

 ‘말모이 원고’ 집필은 1911년 처음 시작한 이래 주시경이 세상을 떠난 1914년까지 이뤄졌으며, 본래 여러 책으로 구성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금은 ‘ㄱ’부터 ‘걀죽’까지 올림말(표제어)이 수록된 1책만 전해지고 있다.

 1914년 주시경이 세상을 떠난 뒤 1916년 김두봉이 ‘말모이 원고’를 바탕으로 문법책인『조선말본』을 간행하기도 했지만, 김두봉이 일제의 감시를 피해 상해로 망명하고 이규영도 세상을 떠나면서 이 원고는 정식으로 출간되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조선어학회의 ‘조선말 큰사전’ 편찬으로 이어져, 우리말 사전 간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데 결정적인 디딤돌이 됐다.

 ‘말모이 원고’는 ▲ 현존하는 근대 국어사 자료 중 유일하게 사전 출판을 위해 남은 최종 원고라는 점 ▲ 국어사전으로서 체계를 갖추고 있어 우리 민족의 독자적인 사전 편찬 역량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자료라는 점 ▲ 단순한 사전 출판용 원고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우리 말과 글을 지키려 한 노력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의의가 매우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조선어학회(한글학회 전신)에서 1929~1942년에 이르는 13년 동안 작성한 사전 원고의 필사본 교정지 총 14책이다.

 (사) 한글학회(8책), 독립기념관(5책), 개인(1책) 등 총 3개 소장처에 분산돼 있다. 특히, 개인 소장본은 1950년대 ‘큰사전’ 편찬원으로 참여한 고(故) 김민수 고려대 교수의 유족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말 큰사전 원고’의 「범례」와 「ㄱ」 부분에 해당하는 미공개 자료로서, 이번 조사 과정에서 발굴해 함께 지정 예고하게 됐다.

 ‘조선말 큰사전 원고’는 식민지배 상황 속에서 독립을 준비했던 뚜렷한 증거물이자 언어생활의 변천을 알려주는 생생한 자료로서, 국어의 정립이 우리 민족의 힘으로 체계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실체이기 때문에 한국문화사와 독립운동사의 매우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대표성과 상징성이 있다.

 이러한 점에서 역사․학술 가치가 충분히 인정되므로, 보물로 지정해 국민에게 그 의의를 널리 알리고, 지속해서 보존·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 예고한 ‘말모이 원고’ 등 2종 4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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