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유명 스키장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격리 중이던 영국인 관광객 수백 명이 도주했다.
27일 독일 방송 '독일의 소리'에 따르면 지난주 스위스 베르비에의 스키 리조트에서 격리 중이던 영국인 관광객 수백 명이 몰래 숙소를 빠져나갔다. 리조트에는 420명의 영국인 격리대상자가 있었으나 대부분 격리 지침을 지키지 않고 탈출했다.
바그네스주에 위치한 고산 마을 베르비에는 스위스의 유명한 스키 관광지다. 영국인이 겨울철 관광객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찾는 곳으로 지난주에도 크리스마스를 맞아 수많은 관광객이 베르비에를 찾아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겼다.
하지만 영국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되자 세계 각국은 영국발 입국을 금지하고 최근 입국한 영국인에 대한 격리를 한층 강화했다. 스위스 정부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14일 이후 영국에서 온 모든 입국자들에게 열흘간의 격리를 명령했다.
관계자는 "영국인 약 50명은 격리 당일 도주했으며 대부분은 눈에 띄지 않게 하루만 검역소에 머물렀다가 어둠을 틈타 달아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27일 리조트에는 12명도 안 되는 영국인 격리 대상자만이 남아 있었다.
스위스 방역 당국은 리조트 내 영국인 대다수가 연락을 받지 않고 문 앞에 놓인 도시락도 가져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야 도주 사실을 알았다.
당국은 현재로써는 도주한 영국 관광객들의 소재가 명확하지 않으나 일부는 이미 스위스를 떠나 프랑스로 향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바그네스주 대변인 장 마르크 산도즈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지역 사회가 경험한 최악의 한 주였다"고 밝혔다. 그는 "전례 없는 상황이다. 우리는 우리 주가 지방 정부와 연방 정부에 버림받은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영국 잉글랜드 남동부에서 처음 보고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최대 70%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국가가 영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를 입국 금지하거나 출발 72시간 이내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아야 입국을 허용하는 등 방역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