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 한방 명의칼럼] 체증과 소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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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한방 명의칼럼] 체증과 소화제
  • 이예원 문화부장
  • 승인 2021.03.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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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유 청구한의원 한의학 박사 원장 칼럼 -
체 증
체 증

 체증과 소화제

 추석과 같은 명절 뒤에는 으레 체증 환자가 늘기 마련이다. 각종 전, 떡, 갈비 등 명절 음식이 평소의 밥상과는 달리 좀 특별나고 그 가짓수 또한 많아서 과식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체증(滯症)이란 한의학 용어로 “체했다,” “얹힌 것 같다,” “체기가 있는 것 같다,”는 증상을 포함하며, 임상에서 가장 흔히 접하게 되는 위장 질환이라 할 수 있다.
 체증은 먹은 음식물이 잘 소화되지 않아 상복부에 무언가 걸려서 막힌 것 같은 자극증상이 특징으로, 동의보감에서는 식체(食滯), 식상증(食傷證)으로 다루어 비위가 허약한 경우 생기기 쉽다고 하였다.

 일반적인 소화불량증은 이것저것 많이 먹어서 주로 “속이 거북하고 답답하다”, “더부룩하다” 등으로 표현되지만, 체증의 경우 별로 많이 먹지도 않은 것 같은데 특정 음식을 먹고 갑자기 체하여 명치 부위가 막힌 것 같은 증상을 포함한다.

 물론 지나친 과식으로 체증이 생기기 쉽다. 그러나 물도 급하게 마시면 체한다고 어떤 음식이든 급하게 먹거나 불편한 정서 상태에서 음식을 먹은 후 체증이 발생할 때가 많다.

 이러한 질환은 현대인에 있어서 불규칙한 식사, 정신적 스트레스, 기호식품이나 인스턴트 식품의 선호 현상과 더불어 그 빈도가 증가한다. 그래서 각종 다양한 위장약, 소화제 광고가 늘 우리 주변에 따라다니는 것 같다.

 30대 중반 주부 A씨의 경우 얼마 전 어려운 자리에서 불편하게 양식을 먹고 나서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체한 것 같다고 느껴 약국에서 산 소화제를 계속 복용했으나 차도가 없었다.
 A씨는 혹시 큰 병이 아닐까 하는 걱정스런 마음에 위 내시경, 심전도 검사까지 했지만, 위나 심장에는 아무 탈이 없어 일명 “신경성” 이라는데 한 달이 넘도록 명치 부위가 답답하고 속이 메슥거리고 어지럽고 머리까지 아파 두통약을 복용한다며 내원하였다.
 가슴은 답답하면서도 식사는 그대로 하는 편이고 대소변도 정상적이며 사지도 멀쩡하니 본인도 신경정신과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닐지 고민하던 차였다.

 필자가 진찰해 보니 평소 위장계통이 약한 전형적인 소음체질로 체증이 오래되어 비위의 기능이 약해진 상태에서 두통까지 생긴 것으로 판단되어, 한약으로 비위의 기능을 도와주면서 체질에 따른 식생활을 지시하니 얼마 후 제반 증상이 호전되었다.

 이렇듯 소음체질은 선천적으로 위장계통이 약하고 신경이 예민해 찬 음식, 덜 익은 과일, 변질된 음식을 먹거나 과식했을 때 배탈 나는 경우가 많다. 기름진 중식이나 양식이 잘 맞지 않는 ‘한식 체질’로 평소 음식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체증에는 소도건비(消導健脾) 위주의 한약 치료나 침 뜸 모두 효과가 있고 특히 급체에는 침 치료로 속효를 볼 수 있다. 물론 체증이라는 것이 단순 위장 질환의 초기증상으로 나타날 때가 많지만 때로는 담낭이나 췌장과 같은 특정 장기의 질환으로 나타나므로 식사 섭취와의 관련성, 발생 시기 등 병력을 꼭 따져봐야 한다.

 체증이 장기간 고통을 줄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은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갔다”라는 말에서도 느낄 수 있다. 체증이 오래가거나 자주 생길 때는 근본적인 전문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나, 동의보감 등 고전에서는 음식을 먹고 체했을 때 가정에서 해 볼 수 있는 간단한 처치법을 소개하고 있다.

√ 닭고기 먹고 체했을 때 : 마늘을 삶아 설탕을 타서 먹거나 무즙을 내어 먹는다.
√ 돼지고기 먹고 체했을 때 : 곶감을 달여먹거나 생감을 먹는다. 또는 새우젓 국물을 마신다.
√ 소고기 먹고 체했을 때 : 배를 갈아 먹는다.
√ 개고기 먹고 체했을 때 : 살구씨를 그냥 씹어 먹거나 끓여 마신다.
√ 오징어 먹고 체했을 때 : 좁쌀을 삶아 먹는다.
√ 감 먹고 체했을 때 : 날된장을 먹거나 미역국을 먹는다.
√ 계란 먹고 체했을 때 : 식초를 조금 마신다.
√ 기타 가벼운 체증에는 쌀뜨물을 한 잔씩 마시거나 무즙을 내어 먹거나 소금을 조금 섭취한다.

 무엇보다 소화제나 특정 요법에 의지하기보다는 규칙적인 일정량의 식사를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이 상책이다. 평소 과식을 자제하여 소화제 남용을 줄이고 식후 숭늉 마시기로 비위를 달래주는 방법을 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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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한방 명의 김정유 한의학 박사는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에서 '청구한의원'을 개원하여 35년째 진료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성실한 인품으로 환자 진료에 충실하면서 한의과대학 외래교수로 출강하는 등  후학 교육에도 애정을 가져 한의대생들의 임상실습 한의원으로 협력하고 있다.
 특히 봉독 치료요법의 권위자로 정평이 나있으며 , 그동안 임상가업을 이어가고자 1년전 부터 부산대학교 한의전문대학원을 수석졸업한 딸 김효진(33세) 한의사와 함께 환자를 돌보고 있다.
이에 그의 저서 '건강과 한방요법'에 게재된 한방 칼럼을 국민들의 건강을 위하여 시리즈로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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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유 박사 학력. 경력

김정유 한의학 박사
김정유 한의학 박사

□ 학 력

대륜고등학교 졸업(1976)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1982)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원 석사과정(1984)
대구한의대학교 한의과대학원 박사과정(1989)

□ 경 력

대구한의학대학교 한의과 대학 외래교수
제한한방병원 진료과장
대한한의학회 침구분과학회원
대한한의학회 내과분과학회원
대구광역시 한의사회 학술위원장
대구광역시 남구한의사회회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방전문심사위원
(현) 청구한의원원장

◇ 저 서
'건강과 한방요법' 외 논문 다수

◎ 진료안내
 청 구 한 의 원
 전화: (053)625-9779, 622-9779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2동 1792-29 (명덕네거리- 대구교육대학교 중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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