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을 구입하는 젊은 층이 크게 늘면서 국세청이 자금 출처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이른바 ‘부모 찬스’로 고가의 집을 산 것으로 의심되는 10대와 20대 수십 명이 세무 조사를 받게 됐다.
지난해 부산에서 식당을 개업한 10대 여성은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 매출이 많지 않았지만, 불과 1년 만에 인근의 10억 원대 아파트를 구입했다.
국세청의 조사 결과 아파트 구매 자금은 물론, 음식점 창업 비용까지 고액 자산가인 아버지가 부담했다. 이처럼 자금 여력이 부족한데도 고가의 아파트를 산 10대와 20대가 세무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국세청은 올해 주택을 산 20대 이하 가운데 편법 증여가 의심되는 52명을 추려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서울 강남에서 30억 원대 아파트를 산 뒤 증여세를 신고하지 않거나 성남 일대 개발예정지에 수억 원대 빌라를 구입한 경우도 있었다.
국세청이 20대 이하 주택 거래 검증에 나선 건 최근 이들의 주택 구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전체 주택 거래 가운데 20대 이하의 주택 구매 비중은 지난해 말부터 크게 늘며 올 2분기에는 6%를 넘었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일정 금액 이상의 주택을 산 20대의 경우, 소득과 대출 내역 등을 더 면밀히 살펴보기로 했다.
박재형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소득이 없거나 미미한 연소자의 경우 취득자금을 부모 등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증여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자금의 흐름을 끝까지 추적하여 정밀하게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또 상가와 주식 등을 이용한 편법 증여에 대해서도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주요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대한 거래 동향도 정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