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성에서 인신공양 흔적 또 발견...왜소한 20대 여성 인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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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월성에서 인신공양 흔적 또 발견...왜소한 20대 여성 인골
  • 김선형 편집기자
  • 승인 2021.09.0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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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7일 공개한 경주 월성 서쪽 성벽 아래에서 출토된 성인 여성의 인골. 목걸이(경식)와 팔찌도 함께 출토됐다. 성이 견고하게 축조되길 바라는 제의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제공: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7일 공개한 경주 월성 서쪽 성벽 아래에서 출토된 성인 여성의 인골. 목걸이(경식)와 팔찌도 함께 출토됐다. 성이 견고하게 축조되길 바라는 제의에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제공: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신라 왕성인 경주 월성 성벽에서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인신공희(인신공양) 흔적으로 추정되는 인골이 4년 만에 또다시 나왔다.

 7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월성 서성벽 문지 주변 발굴조사를 통해 4세기 중엽에 인신공희로 희생된 신장 135㎝ 전후의 왜소한 성인 여성 인골과 동물 뼈, 토기를 출토했다고 밝혔다.

 인골은 2017년 국내 최초의 인신공희 사례로 알려진 50대 남녀 인골 2구 발견 지점으로부터 불과 50㎝ 떨어진 곳에서 확인돼 신라인이 성벽을 쌓는 과정에서 치른 의례 행위를 명확히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20대 전후에 사망한 것으로 짐작되는 인골은 얕은 구덩이를 판 뒤 안치했으며, 위에는 풀과 나무판자를 덮었다. 상반신이 하반신보다 조금 낮은 상태였고, 목은 부자연스럽게 꺾여 있었다. 저항 흔적이 없어 사망한 뒤 묻은 것으로 판단됐다.

 인골은 굽은옥 모양의 유리구슬을 엮은 목걸이와 팔찌를 착용한 상태였으며 왼손 손가락 사이에서 복숭아씨 한 점이 나왔고, 머리맡에서는 토기 2점이 포개진 채로 확인됐다.

 동물 뼈는 덩치가 큰 포유류 유체로 분석됐다. 완전한 형태의 개체가 아니라 늑골 부위만 해체해 묻은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인골 특징과 매장 양상은 4년 전 조사된 인골들과는 차이가 있다. 2017년 당시 신장 165.9㎝인 남성 인골은 똑바로 누워 있었고, 153.6㎝인 여성 인골은 곁에서 남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동물 뼈나 장신구는 없었고, 남성 인골 발치에서 토기 4점이 나왔다.

 다만 조사단은 인골 3구에 대해 영양상태가 좋지 않고 고급 유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신분이 낮은 인물이 희생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장기명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사람은 모두 죽인 뒤 성벽에 묻은 듯하다"며 "인골들은 동시에 의례 제물로 바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라의 월성 성벽 인신공희는 국내에서 확인된 유일한 사례로, 제방을 쌓거나 건물을 지을 때 사람을 주춧돌 아래에 매장하면 무너지지 않는다는 인주 설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월성의 정확한 축성 시기와 과정을 파악한 점도 성과라고 강조했다. 조사 대상인 서성벽은 높이 10m·너비 40m 정도로 추정되며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등 사료에는 월성이 파사왕 22년인 서기 101년에 만들어졌다고 기록됐다.

 그러나 유물 조사와 목재·유기물질의 가속질량분석기(AMS) 분석을 통해 문헌보다 250년 정도 늦은 4세기 중엽에 공사를 시작해 5세기 초반 완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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