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있는 여행> 겨울에는 서해가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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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여행> 겨울에는 서해가 맛있다
  • 이경애 문화부장
  • 승인 2011.09.22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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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남도 홍성군 -
 이번 여행은 ‘맛있는 대하’라는 아주 단순한 키워드에서부터 출발했다. 얼마 전 대하축제가 열렸다는 충남 홍성 남당항에서 시작하여 해안 도로를 따라 떠난 그리 복잡하지 않은 여행 계획. 이제야 비로소 차가워진 바람을 맞으며 작은 포구들을 따라 맛있는 먹을거리로 든든하게 속을 채우려 한다. 대형마트보다 값싸고 도심 속 수산 시장보다 리얼리티가 살아 있으며 1+1 행사보다 더 값진 동네 인심이 있는 곳. 여기에 멋들어진 ‘붉은 노을’은 덤이다.


 대하 풍년, 남당항

 서울 신사동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두어 시간 달려 도착한 곳. 큰 고기잡이 배들이 가득한 낭만적인 항구 대신, 길마다 빽빽하게 들어선 새우구이 집들을 만나게 된다. 식당 길이 500m밖에 되지 않는 작은 포구지만 근처 안면도와 천수만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해산물이 모두 모이는 알짜배기 항구다. 천수만 대하가 속이 꽉 차고 육질도 쫀득하다는 평이 이미 알려졌기 때문일까. 얼마 전 대하축제를 마쳤지만 여전히 이곳은 아침부터 대하를 찾는 사람들로 새우 굽는 손이 바쁘다. 외관은 허름하지만 실내로 들어가면 모든 식당에서 바다를 내다볼 수 있다. 썰물이면 물이 빠진 대로 갯벌에 부서지는 햇살을 보는 재미가 있고 밀물은 둥실 바다에 떠서 밥 먹는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대하 1kg은 2명이 넉넉하게 먹기에 딱 좋았는데, 배가 덜 차면 칼국수를 시켜 마무리해도 좋을 듯. 11월에는 대하와 함께 남당항의 또 다른 별미인 새조개를 맛보러 들러야겠다.

 Information
 찾아가기 충남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 511
 대하 가격 포장 1kg 2만3천원, 식당 1kg 3만1천원 선, 11월 7일까지 대하축제 연장선으로 대하를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한다.
 축제 정보 11월 23일부터 홍성 남당항 새조개축제

 주문하면 주인아주머니가 먼저 시범을 보인다. 펄떡펄떡 뛰는 대하를 통에 담아 빙빙 돌려 기절시킨 후 소금이 가득한 뜨거운 프라이팬에 과감하게 집어넣어 굽는다. 먹을 때 대가리 부분은 따로 떼어내 모아두었다가 마지막에 한 번 더 구우면 새우깡보다 바삭바삭한 식감이 별미다. 식당마다 전어구이는 서비스!


 낚시로 세월 낚기, 궁리포구

 홍성 8경 중 하나로 낙조가 아름다운 곳. 남당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오히려 그 점이 한가로운 포구의 정취를 만끽하기에는 장점이 된다. 근처에는 수산물 센터도 있어서 제철인 대하, 꽃게, 전어뿐 아니라 회도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한낮에 볼거리를 찾기보다 방파제에 앉아 아이와 호젓하게 줄낚시 즐길 것을 권한다. 궁리포구가 조금 아쉽다면 근처에 위치한 조류탐사과학관은 어떨까.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천수만이 가까워 건물 3층 조류 탐조대에서 망원경을 통해 철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총 3층 규모로 작년에 개관해 시설도 깔끔한 편. 조류 전시실뿐만 아니라 새들의 생태를 의인화한 2층 전시실은 마치 동화책을 보듯 재밌게 구성했다.

 Information
 찾아가기 충남 홍성군 서부면 궁리 710-14
 조류탐사과학관 찾아가기 충남 홍성군 서부면 궁리 692-1
 입장료 어린이 1천원, 청소년 1천5백원, 성인 2천원.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휴관
 문의041·630-9696


 바다 위에 뜬 연꽃 같은 암자, 간월암

 무학대사가 이곳에서 수도하던 중 달을 보고 도를 깨쳤다 하여 이름 지어진 간월암이 원래는 피안사(被岸寺)였다는 것을 아는지. 간척 사업으로 인해 해안 도로를 따라 쭉 달리기만 하면 도착하는 섬 간월도, 그리고 그 옆의 이름 없는 섬에 위치한 작은 암자. 바닷물의 들고 남에 따라 걸어 건너거나 손수 줄을 잡아당겨 타야 하는 뗏목을 이용해 건너야 한다. 지척에 두고도 쉬이 접근할 수 없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간월암은 늘 신비롭다. 여유가 있다면 바다 위로 달이 떠올랐을 때 간월암을 찾아라. ‘…술잔 들어 밝은 달을 맞으니, 그림자와 나와 달이 셋이 되었네.’ 이태백처럼 월하독작(月下獨酌)의 시구가 절로 떠오르는 전경을 만날 테니.

 간월도 주변 해안은 굴이 풍부한데, 무학대사의 어머니 또한 간월도에서 생굴을 따 내다 팔며 살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리굴젓은 간월도항의 특산물이기도 하거니와 ,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가 굴 채취 철이라 지금이 구입 적기다. 기자는 입구를 지나 항 가까이에 있는 간월도 어촌계 수산물 직거래 판매장(간월도 삼남매 젓갈, 041·662-5013, 충남 서산시 간월도리 26-9)에서 어리굴젓 500g을 1만원에 샀다. 간월도항도 다른 포구와 마찬가지로 대하와 전어가 한창이고 난장에서도 각종 젓갈과 해풍에 건조된 생선을 판매한다.


 찻잔에 속세를 내려놓고 오다, 부석사

 영주 부석사와 자칫 헷갈릴 수 있는데, 신기하게도 의상대사에 대한 당나라 선묘 낭자의 못다 이룬 사랑이 서려 있는 창건 설화가 똑같이 전해오고 있다. 하지만 웅장하고 좌중을 압도하는 건축물을 가진 영주 부석사와 달리, 법당 하나하나가 나지막하고 아담하다. 그래서 이미 관광지로 유명해졌지만, 관광지답지 않은 소박한 매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가 보다. 곳곳에는 탑과 돌계단이 놓여 있어 사찰을 둘러보는 즐거움을 더하는데, 삼신당 뒤쪽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거북바위, 선묘굴과 만공토굴도 꼭 둘러보길 바란다. 부석사에서 서서히 해가 바다에 내려앉는 것을 지켜보며 여행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리고 서울에서 쌓았던 모든 근심을 내려두고 서해안의 낙조와 그 붉은 열정만 안고 돌아왔다.

 Information
 찾아가기 충남 서산시 부석면 취평리 131 부석사
 템플 스테이 휴식형 템플 스테이는 연중 어느 때나 가능하다. 단, 부석사에서 하는 체계적인 템플 스테이 체험은 단체로 신청하거나 주말에만 참가 가능한 프로그램 기본 1박2일이고 이상의 일정은 상의해서 늘릴 수도 있다.
 비용1박2일기준 성인 4만원, 초등학생 3만원.
 신청 방법 부석사 홈페이지(www.busuksa.com)를 참조하거나 전화(041·662-3824)로 신청. 또는 오후 3시까지 도착해서 사무실에 접수한 후 안내 받으면 된다. 지역적 특성을 살려 철새들을 만나는 천수만 탐조 시간, 망원경 사용법 배우는 시간 등이 일정에 포함되어 있다.

 부석사로 오르면 제일 먼저 다원이 눈에 들어온다. 성처럼 높이 솟은 정자는 운거루이고 그 옆 통창으로 된 찻집이 도비산다원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사찰의 찻집이면 불경이 흘러나오게 마련인데, 문틈으로 흘러나오는 소리는 웅장한 클래식과 뉴에이지 음악이다. 그 음악에 맞춰 다원 마당 앞으로 낙옆이 바람에 흩날리는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거짓말처럼 절묘한 타이밍이다.

 부석사 아래에는 식사와 함께 황토 찜질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한옥 식당 도비마루(02·669-6565)가 있다. 찜질방처럼 숙박이 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잠깐 피로를 풀고 갈 수 있는 재밌는 장소다. 전통된장찌개가 8천원, 비빔밥 6천원, 게장정식이 1만5천원으로, 관광지치고는 가격도 괜찮고 한 상 가득 밑반찬을 내어주는 차림상도 대단하다. 특히 테라스 형태로 된 툇마루에 자리를 잡으면 단풍놀이까지 즐길 수 있는 곳. 집두부, 빈대떡과 함께 동동주 한 사발도 항시 준비되어 있다. 

[출처]제이컨텐트리 레몬트리 http://lemontree.joinsmsn.com 기획 오지연 기자.  사진 장진영 기자 
 여행정보 문의02-728-9769
 관광안내 문의1330(일반전화,공중전화) 02-1330(휴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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