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수 개인전, '색죽色竹 - 비선飛線 (Chromatic Verticals)'

- 2025년 11월 8일(토) ~ 2025년 12월 31일(수) 장 소 : 사비나미술관 2층/ 4층(서울시 은평구 진관1로93)

2025-11-07     이예원 문화부장
전시장

   1. 전통 회화의 해체와 색채 조형의 전복

 사비나미술관(관장 이명옥)에서 개최하는 권기수 작가의 〈색죽色竹, 비선飛線〉은 전통 동양화에서 상징적 의미를 지닌 대나무와 오방색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디지털시대의 색채와 구조, 참여형 설치 개념을 결합한 실험적 프로젝트이다.

작가는 전통적으로 수묵과 일필휘지의 필획으로 표현되던 대나무 회화의 관념을 전복하고 ‘색으로 된 대나무’라는 새로운 개념, 즉 색죽(色竹, Chromatic Verticals)을 제시한다.
 여기서 대나무는 먹선으로 그려지는 평면 회화의 대상이 아니라 입체적이고 색면화된 구조물로 재탄생한다.
 이는 형식적 변주를 넘어, 전통에 내재된 정신성과 구조를 재조명하고 회화의 시간성과 공간성을 현대적으로 확장하는 시도이다.

오방색의 철학에서 출발해 작가의 수작업으로 조합된 500여 종의 컬러는 디지털 밑그림과 손의 감각이 결합된 방식으로 설계되며 이는 동양화의 정신적 전통을 해체하고 동시에 계승하는 과감한 미학적 시도다.
이 과정에서 전통 서화의 핵심이었던 일필휘지의 필획은 해체되고 대신 디지털 언어의 특성인 모듈화(Modularity)와 정확성(Precision)을 갖춘 색면 디자인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감성의 붓놀림은 기호적 구조로 변형되며, 전통회화는 디지털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조형 언어로 발전한다.

   2. 수직성과 곡선의 공존: 공간 속 조형 언어

 설치물의 형상은 대나무의 근본적인 미학인 수직성과 바람에 휘는 곡선의 특성을 입체적 설치 구조로 공간에 구현한다. 수직성은 규격화, 기계성, 사회적 압력을 은유하며, 곡선은 억압으로부터 탈주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를 상징한다.

두 조형 언어의 공존은 현대인의 심리적 긴장과 균형을 시각화한 구조다. 상반된 두 힘의 공존은 현대인의 내면 심리를 은유하며, 조형적으로 긴장과 균형의 미를 창출한다.
 전시장 구조는 관람객의 이동을 작품의 일부로 설계한다. 관람객은 막다른 벽과 열리는 틈, 직선과 곡선을 넘나들며 차단과 탈주, 고립과 소통의 상반된 감정을 공간 속에서 물리적으로 체험한다.
전시공간은 시각적 이미지를 넘어 신체와 감각을 통해 사유하는 철학적 공간이 된다. 색죽은 감각의 회화이자 공간의 언어로 기능하며 고전적 미학과 현대적 심리의 접점을 탐색한다.

   3. 전통의 계승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조형 실험으로

 색죽 프로젝트는 전통회화가 지닌 철학과 미학을 인공지능 시대에 재구성 가능한 예술 언어로 확장한다. 수묵화의 흑백 정신을 색채와 구조로 변형하고 디지털적 조형 시스템과 결합함으로써 동양화는 여전히 살아 있는 예술의 본질임을 입증한다.

특히 프로젝트의 제목이기도 한 ‘비선(飛線)’이라는 개념은 본 프로젝트의 조형적 철학을 응축한다. 공중을 가로지르며 비상하는 선(線)의 이미지인 비선은 대나무의 탄성과 곡선이 만들어내는 공중적 선율이며 동시에 한옥의 처마, 한복의 자락, 도자기의 곡선 등 전통 조형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적 선의 조형언어를 현대 미디어로 번역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전통 오브제들과의 조형적 연상 작용을 통해 한국적인 공간 미감의 현대적 번역을 시도한다.

   4. 전통과 기술, 감성과 구조가 만나는 새로운 회화

 《색죽, 비선》은 전통과 현대, 감성과 기호, 평면과 공간, 수묵과 디지털, 인간성과 기계성, 참여와 명상이 교차하는 복합적 조형 실험이다.
본 전시는 회화의 개념을 색채와 구조, 공간과 감각, 참여와 철학의 차원으로 확장함으로써 21세기 한국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제안한다.

 4층에는 <근원수필 根源隨筆 2008-2024>의 제목으로 권기수 작가가 지난 20여 년간 한국 전통 회화의 근원을 탐구한 일련의 작품을 선보인다.

   ♧ 작 가 소 개

 권 기 수(權奇秀 Kwon, Kisoo, b.1972)

 홍익대학교 및 동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2008년 ‘구글 아티스트 테마 프로젝트'와 2010년 ‘The art of a homepage’ 등 두 번에 걸쳐 Google 아트 프로젝트에 선정되었으며, 2015년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장학재단 중 하나인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Fulbright Scholar-in-Residence) 등에 선정되어 미국 Concordia College에서 방문 교수를 역임하였다.
2003년 이스라엘 Jerusalem Center for Visual Arts의 레지던시에 초대되었다.

 베니스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오스트레일리아 Asia-Pacific 트리엔나레, 상하이 Long Museum, 상하이 MOCA, 일본 MORI ART Museum, 런던 Saatchi Gallery, 뉴욕 MAD 미술관, 뉴욕 UN 본부, MOCA 타이베이, 북경 Today Art Museum 등 다양한 국제 전시에 참여하였고, 서울, 제주, 뉴욕, 런던, 파리, 북경, 상하이, 타이베이, 두바이, 자카르타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상하이 Long Museum, 샌프란시스코 Asian Art Museum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  전시 개요

 전시명 : 김범수 개인전 <Beyond Cinema – 감성의 재구성>
 기 간 : 2025년 11월 8일(토) ~ 2025년 12월 31일(수)
 장 소 : 사비나미술관 3층
 출품작품 : 평면, 입체, 설치 / 총 36점
 주최/주관 : 사비나미술관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주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