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한약사회 성명서] '깡통 한의원'에 딸린 공장형 원외탕전실에 상 준 복지부, 불법 운영 의혹 즉각 조사하고, 한약사 약국 정상화하라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도 일반 환자 진료 없이 운영되는 이른바 ‘깡통 한의원’과 그 부속시설인 공장형 원외탕전실의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대한한약사회는 이런 구조를 방치해 온 복지부를 강력히 규탄하며, 해당 원외탕전실의 불법 운영 의혹을 즉각 조사하고 한약사 약국의 한약 조제 기능을 정상화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의원은 이날 종합감사에서 해당 한의원에는 간판이 없고 일반 환자 진료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진료 내역에 대해서는 한 달에 한 차례 정도 직원을 대상으로 진료했다는 해명이 나왔으며, 폐업을 면하기 위한 진료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해당 한의원에 부속된 원외탕전실을 공동이용하는 한의원은 4,600여 곳에 달한다고 한다.
진료가 중심이어야 할 의료기관의 부속시설이 수천 곳의 한의원과 연결된 대규모 한약 조제가 아닌 제조시설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의료기관으로서의 실체마저 의심받는 상황에서 부속 원외탕전실이 이처럼 방대한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은 복지부의 감독 실태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복지부가 해당 원외탕전실에 상까지 수여했다는 사실이다. 복지부는 무엇을 심사하고 무엇을 높이 평가해 상을 줬는지. 현장은 제대로 확인했는지. 감독해야 할 시설의 운영 실태조차 살피지 않고 상부터 준 것이라면 감독 부실을 넘어 국민을 기만한 것이다.
복지부는 수상 경위와 심사 과정, 현장 확인 여부, 사후 점검 실태를 공개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
복지부는 해당 한의원의 진료 실태와 원외탕전실의 조제 및 운영 실태를 즉각 조사해야 한다. 환자별 처방에 따른 조제가 이뤄졌는지, 대량 사전조제는 없었는지, 한약이 어떤 방식으로 공급됐는지 낱낱이 밝히고,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엄정하게 조치해야 한다
한약은 환자의 상태에 따른 처방에 맞게 조제돼야 한다. 잘못 처방되거나 조제된 한약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수천 곳의 한의원이 공동이용하는 원외탕전실에서 한약이 적정하게 조제 및 공급되는지 확인하는 것은 복지부의 책무이다.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뒷북 대응만 하면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고 말할 자격이 있겠는가.
이번 국정감사에는 원외탕전실 인증 의무화, 공동이용 한의원 수 제한, 탕전량 제한 등이 제기됐다. 원외탕전실에 운영 기준 몇 가지를 덧붙이는 것으로 복지부가 수십년간 방치해 온 문제를 덮을 수는 없다.
한약 조제를 의료기관 부속시설인 원외탕전실에 맡겨온 구조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복지부가 한약사 제도를 만들어 놓고도 한약사 약국의 조제 기능은 방치한 채 원외탕전실 중심의 조제체계를 확대해 왔다는 데 있다.
그 결과 한약사의 본연의 조제 기능은 사장되고, 한약 조제의 안전성과 적정성을 둘러싼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 결국 지금의 기형적인 한약 조제체계는 제도를 만들고 감독할 책임이 있는 복지부가 수십 년간 문제를 방치해 온 결과다.
복지부는 한약사 제도를 도입하고도 그 취지를 실현하지 못한 정책 실패의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약사에게 돌아갔고, 기형적인 한약 조제체계로 인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다.
정부가 한약사 면허를 만들어 놓고도 정작 한약사가 본연의 조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조차 마련하지 않았다면, 도대체 한약사 제도는 왜 만들었는가.
대한한약사회는 복지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한약을 조제받을 수 있도록 한약사 약국의 조제 기능을 즉각 정상화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6년 10월 28일
대한한약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