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 생선을 꽉 물고는...

2018-11-14     조창영 서울본부/정치2부장

 “삭감하지 말아 주십시오.”

 국회 운영위에 출석한 임종석 비서실장의 요청에 다급함이 묻어났다.

 청와대가 제출한 181억 원의 특활비...

 특활비를 가지고 두 전직 대통령을 뇌물죄로 몰고 간 이의 다급함치고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검찰이 기소한 특활비 뇌물죄는 결국 법원에 의해 무죄가 되었다. 하지만 국민들은 특활비라는 ‘눈먼 돈’이 있는 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도대체 그런 돈이 왜 있었던 건지 근본적 의문에 도달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물려주고는 생선을 먹어치운 고양이를 질타하고 있는 건 아닌지 물음표가 깃들기도 했다.  

 도덕적 해이는 분명히 문제지만 애당초 그런 돈을 그리 방만하게 둘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이제 알았으면 당연히 개혁해야 한다.
 
 영수증 없는 눈먼 돈은 없어져야 한다. 정말 국가 안보상 비밀 사업이 필요한 최소한의 영역을 제외하고는 이유가 없다.

 그게 대통령을 탄핵하며 약속한 깨끗한 사회의 눈높이였고 나라다운 나라가 아니었던가.

 우리 국민들은 도대체 대통령이 ‘투명하지 않게’ 특활비를 집행해야 할 구석이 얼마나 있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더욱이 청와대는 지난 심재철 의원의 제시로 알려진 공식적인 업무추진비도 엉망진창으로 썼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눈 달린 돈도 어긋나게 쓰는 이들이 눈먼 돈이 꼭 필요하다며 삭감하지 말아달라니 국민들은 어이가 없을 뿐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특활비 개혁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 생선을 꽉 물고 놔주지 않는 못된 고양이가 돼서는, 과연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청와대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